제 2 막
공작이 질다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됩니다. 1막에서 급하게 집에서 나온 후에 그녀가 또 보고 싶어서 집으로 되돌아갔는데 그 사이에 질다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위해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만토바 공작, Parmi veder le lagrime]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보이는 것만 같아
갑작스러운 습격에 잔뜩 겁에 질린 그녀는
우리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괄티에르 말데의 이름을 불렀겠지
하지만 나는 나의 사랑스러운 그녀를 지키지 못했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거라고 맹세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천사들도 부럽지 않습니다.
공작의 방탕하고 호색한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한 여자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명곡입니다. 그러나 질다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상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드러나는 곡입니다.
왕궁의 신하들이 우르르 나타나서 어젯밤 리골레토의 애인을 납치했다고 보고합니다. 공작은 단번에 그 애인이 내가 찾던 질다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신하들은 공작에게 리골레토 몰래 집에 들어가서 질다를 납치하기까지 과정을 남성 합창으로 노래합니다. 합창은 베르디 오페라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1막 마지막에 질다를 납치하러 들어갈 때의 남성합창과 지금 합창 들어 보시면 꽤 매력적이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잘 묘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백작은 기분이 좋아져 질다가 있는 방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만토바 공작, Possente amor mi chiama]
위대한 사랑이 나를 부른다.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리라
나는 그녀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주리라
결국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던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되겠지
그녀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랑의 노예가 되었음을 알게 되겠지
신하들은 리골레토를 골탕 먹이려고 애인이라고 알고 있었던 여자를 납치해 왔는데 사랑이 나를 부른다며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공작을 보고 왜 저렇게 좋아하는지 갸우뚱합니다.
슬픈 음악과 함께 리골레토가 등장합니다. 궁정에 광대 옷을 입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하긴 했지만 어젯밤 딸이 없어진 사실에 절망적인 표정입니다. 처량하게 랄랄라…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지난밤에 자신의 눈을 가리고 속인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합니다. 공작은 지금 어디 있냐며 다그치자 신하들은 아직 자고 있다면서 거짓말로 둘러댑니다. 이때 시종이 들어와 공작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과정에서 리골레토는 질다가 지금 저 방에 공작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내 딸을 내놓으라고 소리치자 신하들은 그 여자가 숨겨놓은 애인이 아니라 리골레토의 딸이라는 것에 깜짝 놀랍니다. 리골레토의 분노가 시작됩니다.
[리골레토, Cortigiani!]
비열한 가신들아! 저주받을 무리들아!
얼마를 받고 나의 보물을 팔았느냐?
네 놈들은 돈을 위해 뭐든지 했겠 지만 내 딸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존재다.
딸을 돌려내라! 돌려주지 않으면 나의 이 맨주먹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되는지 보여주마
자식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살인마들아, 문을 열어라!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대신들을 처단할 것처럼 시작하였으나 갑자기 돌변하여 신하들을 붙잡고 읍소하기 시작합니다.
너희들 모두가 내게 등을 돌렸구나
그렇다면 눈물로 호소하오.
마룰로… 당신은 마음이 너그러우니 딸을 어디 숨겼는지 말해줄 수 있겠지?
딸이 저기 있나요?
여러분들, 부디 나를 용서해 주세요!
이 늙은이에게 딸을 되돌려 주시오
딸을 내게 돌려주는 것은 당신들에겐 하찮은 일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딸아이가 전부랍니다.
첼로 반주에 맞춰서 부르는 리골레토의 절규하는 아리아는 분노와 슬픔을 넘어 애끓는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길고 장대한 독창곡이고 가장 박수를 많이 받는 곡이기도 합니다.
문이 열리면서 질다가 뛰어나옵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흘립니다. 조금 전 리골레토의 아리아에서 느꼈던 감정에서 더 나아가 가장 소름 끼치고 비참한 순간이 이어집니다. 1막에서 집에 들어왔을 때 딸이 아버지의 이름과 직업은 무엇인지 물었을 때 그건 네가 몰라도 된다고 한 것을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딸이 공작의 방에서 잠옷차림으로 뛰어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광대 옷을 입고 궁정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온갖 나쁜 짓을 하는 하수인이라는 것을 질다가 드디어 알게 된 것입니다. 리골레토는 그렇게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딸과 공작의 방 앞에서 마주합니다. 리골레토는 모든 사람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합니다. 목관악기들의 슬픈 연주로 시작합니다.
[질다, Tutte le festa al tempio]
주일마다 교회에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답니다.
그곳에서 잘생긴 청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눈으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었죠.
지난밤 처음으로 그가 저를 만나러 집으로 몰래 찾아왔답니다.
“나는 가난한 학생입니다.” 그가 부드럽게 말했죠.
그리고는 열정적으로 저에게 사랑을 고백을 했답니다.
그가 돌아간 뒤에 제 마음은 행복한 꿈으로 황홀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사람들이 침입했어요. 저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강제로 이곳으로 데려왔어요. 너무나 끔찍한 순간이었습니다.
[리골레토]
하느님, 사람들의 모든 모욕과 수치는 오직 나에게만 떨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이 아이는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교수대 바로 옆에다가 누군가는 제단을 세우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제단도 이제 허물어져버렸습니다.
울어라, 내 딸아! 너의 눈물이 내 가슴을 적시는구나
서로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슬픔을 노래합니다. 아버지에게 교회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젯밤 납치당하기 까지를 이야기하고 아버지는 딸을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리골레토>에서 가장 슬픈 장면입니다.
이때 감옥으로 끌려가는 몬테로네 백작이 지나갑니다. 백작은 만토바공작과 리골레토에게 다시 한번 저주를 퍼붓습니다. 리골레토는 그에게 당신은 잘못 알고 있다며 공작에 대한 복수는 내가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분노가 서린 <복수의 이중창>이 이어집니다.
[리골레토, Si, vendetta]
나는 지금 오직 복수 하나만을 원한다!
너를 응징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고
너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없다
신의 손에서 내려온 벼락처럼 광대의 복수가 너를 내리칠 것이다!
[질다]
오, 아버지! 당신의 두 눈에서 광기 어린 분노가 넘쳐요.
그를 용서하세요, 믿음을 저버린 그를 용서해 주세요.
리골레토는 벼락같은 복수를 맹세하지만 질다는 오히려 그 남자를 용서해 달라고 매달리면서 막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