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3)

by operabluff

제 2 막


제1장 : 막간극

수수께끼를 풀기 전 핑, 팡 퐁이 등장합니다. 중국풍의 음악에 맞춰서 3 중창 <나는 호난에 집이 있었네>를 부릅니다. 여러 무대와 영상물을 보면 이 부분의 연출을 살펴보는 것도 오페라를 감상하는 포인트입니다. 광대 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하고 세명 이외에 무용수까지 등장하여 단체 군무를 보여주기도 하는 화려한 장면입니다. 수수께끼를 내고 처형당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즐거움은 줄어들고 계속 도전자들의 제사만 지내고 있다며 투덜댑니다. 심지어 쥐띠해는 여섯 명, 개띠해는 여덟 명 등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각각 맡은 임무가 있지만 여기선 모두가 망나니 대신이 되어버린 신세를 한탄합니다.


[핑, 팡, 퐁 Ho una casa nell’Honan]

나는 호난에 집이 있지.

작은 푸른 연못이 딸린 집, 주위에는 온통 대나무 숲이야.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경전을 뒤지면서 나의 생을 허비하고 있구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치앙 근처에 숲을 하나 갖고 있지

나는 키우 근처에 정원을 갖고 있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이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으리라

세상은 사랑에 미친놈들로 가득해!

우린 너무나 많이 봤어


3중 창의 후반부는 투란도트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도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남자들(사마르칸트, 인도의 사가리카, 버마, 키르기츠, 타르타르의 왕자들)을 거론하면서 이 나라는 이제 가망이 없다며 투덜거립니다. 계속해서 사람을 죽이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공주가 갑자기 남자의 키스로 사랑을 알게 되면 평화로운 세상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젊은 주변국의 왕자들이 계속 죽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화로운 고향에서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을 그리워하는 노래입니다. 사실 세명 대신들의 3 중창은 오페라의 전개와는 아무 상관없고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남자 세명의 연기와 조화가 훌륭한 장면입니다. 앞으로 닥칠 커다란 비극을 관객들이 깜빡 잊게 할 만큼 평화롭습니다.

곧이어 웅장한 음악이 들리고 군중들이 합창으로 황제폐하 만세를 외치면서 수수께끼 무대의 시작을 알립니다.


제 2 장 : 황궁 앞 광장

칼라프가 황궁 앞마당에 서 있고 황제가 한마디 합니다 나이 많은 황제 알톰은 젊은 칼라프를 보더니 이제까지 수많은 청년이 목숨을 잃었으니 당신도 포기하고 돌아가라고 합니다. 칼라프는 거듭되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수수께끼 시험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음악은 부드럽게 바뀌면서 왕궁 안에서 관리 한 명이 나오더니 문제를 풀면 투란도트와 결혼할 수 있고 틀리면 처형당한다는 규칙을 한번 더 백성들에게 공지합니다. 공주님의 마음이 변하길 기도하는 작은 합창이 들리고 투란도트가 드디어 등장합니다.


[투란도트, In questa reggia]

수 천년 전에 이 궁궐에서 절망적인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절규는 수많은 세대를 거친 뒤, 내 마음속에 새겨졌다.

나의 조상 루링(Lou-Ling) 공주님!

사랑스럽고 조용히 나라를 다스리던 그분은

남자들의 가혹한 폭정에 맞섰습니다.

오늘 그대가 내 안에 다시 살아났습니다.

누구나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전쟁이 온 나라를 휩쓸었고 왕국은 패했다.

나의 선조, 루링 공주께서는 너와 같은 남자의 손에 끌려 나왔다.

바로 너와 같은 이방인이었다.

그 끔찍한 밤 이후로 그녀의 우아한 목소리는 영원히 사라졌다!

수백 년 동안 그녀는 거대한 무덤에 잠들어 계신다.

전 세계 각지로부터 많은 왕자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시험하기 위해서

긴 행렬과 함께 이곳을 찾아왔었다.

나는 그들에게 복수하였다. 그녀의 순결과 죽음에 대한 복수를!

그 어떤 남자도 나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녀를 죽인 남자에 대한 증오심이 여전히 내 마음속에 살아있다.

그녀의 순결함에 대한 자부심이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방인아, 네 운명을 시험하지 말아라

수수께끼는 셋이나, 죽음(morte, death)은 한 번이다!


드라마틱 소프라노가 부르는 이 아리아는 엄청난 파워 넘치는 성량이 필요한 아리아입니다. 아주 오래전 자신의 조상이 당한 고통에 대해 얘기하고 왜 이방인들을 참혹하게 죽여왔던 것인지 투란도트의 얘기에 그 이유가 잘 들어가 있습니다. 마지막 공주의 수수께끼는 셋, 죽음은 하나를 그대로 받아서 칼라프는 그게 아니라 “수수께끼는 셋, 생명(vita, life)은 하나”라고 맞받아칩니다 각자 자신이 넘치며 기싸움이 대단합니다.


이제 첫 번째 수수께끼를 던집니다. <어두운 밤에 화려한 색깔의 유령이 날아다닌다. 그 유령은 날개를 펴고 인간의 어둠 위로 날아다닌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바란다. 하지만 새벽이면 그 유령은 사라지지만 마음속에 다시 태어난다. 매일 밤마다 살아났다가 매일 동이 트면 죽는다.> 이것은 무엇인가? 칼라프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어렵지 않게 정답은 “희망”이라고 대답합니다.


단번에 문제를 풀자 투란도트는 당황하며 희망 따위는 신기루 같은 것 이라며 두 번째 문제로 넘어갑니다. <그것은 불꽃처럼 깜빡인다. 하지만 불꽃은 아니다. 그것은 격렬하게 불타올랐다가 갑자기 시들어버린다. 당신이 죽으면 그것은 차갑게 식는다, 당신이 정복을 꿈꾼다면 그것은 불타오른다. 두려울 때면 그것의 소리는 작으나 들을 수 있다. 그것은 노을처럼 붉게 빛난다.> 칼라프는 고심하고 황제와 군중들 속에 있던 류가 목숨이 벼랑 끝에 몰렸다면서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이내 정답을 얘기합니다. 당신이 나를 보는 순간 그것은 불타올랐다가 사그라지는 그것은 바로 “피”라고 외칩니다. 정답을 말하자 군중들은 환호하고 공주는 예민해집니다.


곧바로 세 번째 문제로 이어집니다. <그것의 차가움은 당신을 불붙게 한다. 네가 뜨거워질수록 더 차가워진다. 백합처럼 희고 흙같이 어둡다. 그것이 당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그것은 당신을 노예로 만들 것이다. 만약 그것이 당신을 노예로 만들면 그것은 당신을 왕으로 만들 것이다> 질문을 듣고 한참 동안 생각하는 칼라프를 보고 투란도트는 자신의 승리를 예감하며 빨리 대답을 못하냐고 다그칩니다. 칼라프가 대답합니다. “나의 승리가 당신을 내게 선물하오! 나의 불꽃으로 당신을 녹이겠소!” 그것은 바로 “투란도트”라고 정답을 말합니다.


오케스트라 전체가 힘차게 울려 퍼지고 모든 사람이 환호합니다. 그러나 투란도트는 황제를 향해 당신의 딸을 저 이방인에게 넘겨주지 말아 달라고 애원합니다. 황제는 약속은 어길 수 없다고 하지만 투란도트는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칼라프를 향해서 나는 너의 것이 될 수 없다며 말하지만 군중들까지 모두 칼라프의 편을 듭니다.

칼라프는 의기양양하게 외칩니다. “나는 사랑으로 불타는 그대를 원합니다.”라면서 나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모두 풀었는데 이제 내가 수수께끼 하나를 내겠다고 오히려 공주에게 선언합니다. 문제는 나의 이름을 알아내라는 겁니다. 내일 새벽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면 나는 목숨을 내놓고 그렇지 못하면 당신은 내 아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투란도트는 동의하고 푸치니 특유의 묵직한 관현악이 울리면서 2막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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