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그것은 비를 들고 낙엽을 쓸어내는 심사와 같다.
서늘 바람 몰아칠 재 바닥을 덮은 것은 한여름을 풍미했던 생명의 흔적
그리는 마음 흙 속에 묻혀 검은 모래와 벗겨내니
뒤섞인 그것을 구분 짓지 않음은 모두가 한통속인 까닭일 테다. 붉은 단풍잎은 바스러져 안쓰럽고
노오란 은행잎은 통통한 듯 밉살맞다.
흐르는 물길처럼 갈퀴를 내다 보면 늘어진 상처들은 한데 뭉쳐 깨끗이 사라지지만
어둠이 내리듯 바람을 이끌면 녀석들은 다시 곤두박질 칠 게다. 숨결이 흘러도 손에는 여전히 비가 들린 채, 또다시 수북이 쌓인 것들을 바라보며
기다리니 요즘의 심사가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