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까지 ‘젊다’고 할 수 있을까

소소하게

by 해처럼

한가하게 늘어지는 토요일 오후, 뒹굴거리던 아이가 역시 뒹굴거리던 엄마 아빠에게 묻는다. 

“엄마 아빠는 29살이 젊다고 생각해?”

-29살이면 다 된거지
-29살? 뭐 아직은 젊지
-예전에 사람들은 마흔이면 죽었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자 아이가 다시 묻는다.

“몇살까지 젊다고 할 수 있는거야?”

-응 육십 살, 인생은 육십부터야
-마음의 문제지
-젊음은 비교급이야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가운데, ...... 우리는 결론을 내렸다.


사십 살까지 젊은 걸로.


추측성 결론은 이러저러한 자료들을 조금만 훑어보면 얼추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데, 젊음=청년이라는 전제하에 본다고 할 때, 



한국에서 청년실업 통계나 조세특례제한법상 청년의 기준은 15~29살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청년 기본법안들에서의 청년은 39살까지이고, 서울시 청년수당은 19~29살, 고용노동부의 청년구직수당은 18~34살까지 지급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남 곡성과 장흥은 2019년 만들어진 ‘청년 발전 기본조례’에서는 청년 나이를 49살까지로 정했다고 한다. 



통계들을 근거로 종합적으로 수렴해 봤을 때, 한국에서 광의적인 ’젊음’의 기준은 15~49세. 지금의 사십 대는 필자가 어릴 적 느끼던 그 사십 대는 확실히 아닌 것이다. 


모든 수치들을 한쪽에 치워두고 생각해볼 때, 실은 ‘젊음’을 신경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가 곧 젊음이 마감되고 ‘늙음’에 훨씬 가까워졌다는 뜻이 아닐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이 사십대가 낯설다. 하지만 막 오십이 되신 어느 선배님께서 사십 대가 어디냐고, 오십이 되니 정말 너무도 적응 안된다, 하시는 말을 들으니 얼핏 수긍도 간다. 아이들의 신체적 성장이 빨라지고 젊은이를 가르는 연령의 기준이 점점 뒤로 늦춰지고 있는 이 시대의 추세에서 서러운 건 ‘늙은’ 사람들이고 더 서러운 건 ‘늙어가는’ 사람들 인지도 모른다. 


24시간이라는 하루를 모두가 살아내도 시간의 밀도는 모두의 지문처럼 다르듯이, 40이 되건 50이 되건 60이 되건 같은 나이라 해도 늙음의 속도는 천차만별인 것 같다. 모든 이들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그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으로 이쯤 해서 마무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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