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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처럼 Jan 31. 2021

감정으로 가는 자동차

소소하게

"당신은 어려운 도전과 성과에 끌리지 않는다.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행하는 마음에 의해 움직인다. 믿어라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정의 내린 성공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지 마라. 왜냐하면 다른 이들은 그들만의 다른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고통에 의해 주행하는 자동차가 아니라, 감정에 의해 주행되는 자동차다. 만약 당신이 좋은 감정을 연료 탱크에 넣지 않는다면 당신은 일하지 않거나 당신의 일에 분개할 것이다."

- INFP를 향한 누군가의 조언, 나무위키에서




중학교 여자아이들이 가장 빠져있다는 MBTI 성격유형에 대해 딸과 함께 (신나게) 분석의 시간을 가졌다. 딸은 나의 성격유형에 대해 이것저것 읽어주고 보여준다. 나무위키에 나와있는 (논문 수준의) 내 성격유형을 읽다가, 감동하고 말았다. 이건 거의 내 마음의 뚜껑을 열고 안을 쓰윽 스캔한 다음 묘사해놓은 것 같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몇 년 전 처음 해봤을 때도 지금도 그리고 아무리 여러 번 다시 해봐도 변함없는 INFP.





생의 원동력이 사랑하는 것을 하는 마음에 의해 나오며, 감정에 의해 주행하는 자동차였으니 이러한 것들 때문에 그간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행복했던가. 하고 싶은 것만을 할 수 있는 인생이란 것이 흔한 인생이더냐. 그러니 마음이 가지 않은 것을 해야 하고,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을 만나야 했을 때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다른 사람들도 싫은 것은 싫겠지 싶지만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나의 경우는 싫다 싶은 것은 내 안으로 들어와 수십 배로 튀겨져서 나를 압박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겉으로는 가급적 티를 내지 않는 것이 또 내 성격이다. 하지만...... 겉으로 티 내려 하지 않아도 온 몸으로 티가 난다.






정말이지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으면 꿈쩍도 할 수 없다. 억지로 질질 끌려가다가 생채기가 난다. 이런 것들은 아마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아주 조그마할 때 그것이 씨앗을 틔우고 점점 더 단단하게 자라왔구나 싶다. INFP로 대변되는 늑대에게 계속 먹이를 준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러나 생의 원동력이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다. 무언가 사랑하는 것이 마음에 들어오면 나는 그것을 위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조금도 바뀌지 않나 보다. 적어도 나는 어린 시절의 그 '감정으로 기동 하는 꼬마 자동차'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자동차가 되었다. 최근 읽은 책에서 저자는 말했다. "결국은 어릴 때 관심 가졌던 것으로 돌아갑니다. 참 희한합니다."라고. 실은 어릴 때의 관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거기서 나온 적이 없는 거다. 사람은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촛불의 심지 같은 것이고 복숭아의 가장 안쪽의 단단한 씨 같은 것이다. 그런 걸 다른 말로 '본질'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상처 주거나 학대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인거다.





그러니 나는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하나. 계속 사랑하는 마음을 추구할 수밖에 없겠다. 그것이 움직여 나를 기동시키기를 바라는 수밖에는. 예수님도 그러셨다.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런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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