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아나 Mar 17. 2017

요즘 '스타트업'의 문제점

요즘이라는 말을 쓰니 무척이나 '꼰대'같다. 어차피 상관없다. 꼰대짓을 작성하고 이글을 쓰는 거라, 아닌 척해도 소용이 없을터.... ㅠ


사실 작년부터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던 나는 여러 스타트업 모임과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보았다. 그들은 늘 들떠있고, 신이 나 있었다. 과거 내가 창업 시장을 처음 접할 때 보곤 했던 그늘진 창업자들의 얼굴과는 달랐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준비되지 않는 창업자들이 끝에가서 울게 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성공이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내가 몇번의 스타트업 업체와 모임들을 오가며 느낀 점 중에 꼰대스러운 내용을 적어본다. 당신이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종사중이라면 당신이 마주칠게 분명한 스타트업의 난제를 나열해보겠다. 


1. 당신의 아이디어는 형편없을 것이다.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다.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당수 사업에서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IT시대에 와서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매우 현저하게 아이디어는 별로 안중요하다. 그리고 믿었던 아이디어조차 잘 먹히지 않는다면 당연히 실패한다.

당신은 물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준비해야 할 테지만, 그것 만큼이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아이디어든 현실로 만들수 있는 실행력이다. 흔히 쓰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같은 진부한 표현은 쓰지 않겠다. 

알다시피 당신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투발수단이 없으면 핵폭탄은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당신은 핵폭탄의 설계도만 가지고 전쟁을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심지어 당신이 창업 후에 야심차게 만든 핵폭탄은 아마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플랜B 전략이 필요하다. 거기에 더해서 자금 조직 전문성 등을 제대로 준비해라.


물론 당신은 말한다. 

나의 아이디어는 달라. 

이를 지켜보던 식자는 말한다. 

저는 매달 몇 건씩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납니다. 그중에 성공하는 아이디어는 절반은 커녕 절반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성공하는 이유 하나를 생각해낼테지만, 저는 실패하는 이유 열가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누구도 단 하나의 아이디어로 성공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상상력으로 승부한다는 일화는 신화도 전설도 아닌 헛소문에 불과합니다.



2. 창업 해보지 않는 사람의 말은 50%만 믿어라.


2번의 내용을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사업을 하려면 우선 나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어떤 사람의 말도 주의 깊게 듣고 전후 맥락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서둘러서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1번과 2번이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컨설턴트들을 만나게 될텐데, 그들 중 상당수는 창업해보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리고 창업을 해보았다고 해도 적당한 시기에 회사를 팔아, 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미처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도 있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창업을 해본 이들은 창업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창업을 안 해본 이들은 돈벌 수 있는 아이디어는 널렸다고 말한다. 


확실히 창업을 어설프게 해본 이들이 꿈과 아이디어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꿈과 아이디어는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성공하는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한다. 그것을 배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학비보다 분명 비싸다. 

사람과 시장 그리고 운영에 필요한 지식들은 쉽게 나에게 오지 않는다. 컨설턴트나 유명 강사가 그것을 나에게 다 말해줄 거라고 믿는다면 사업가보다는 학생으로 계속 머무는 것이 좋다.


3. 사업은 학교가 아니다. 좋은 점수를 받아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상을 타기 위해 사업하지 마라.

정부지원금은 수익이 아니다. 이것은 물론 당신의 사업에 좋은 인큐베이터를 지원한다. 그리고 정부지원이 꼭 필요한 사업도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금의 달콤함에 계속 머물러서는 안된다. 정부에서 큰 지원금을 받거나 수상한다고 해서 사업 성공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정부지원금을 받았다면 빨리 수익을 낼 방안을 찾아 뛰어야 한다. 계속 정부지원금을 찾아서 창업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하루를 보내서는 안된다. 

이것은 투자 유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4. 창업에도 스펙을 따진다.

헬조선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길은 창업이라 믿고 있는가? 미안하지만 '빽차 피하려다 빵에 간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는 몇몇 학맥과 지연이 특정 업종에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당신이 아직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구성원과 대표의 스펙이 당신 기업의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헬조선에서 탈출하려다 자신의 인생을 헬로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글을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은 아직 살만한 수준일 거라고 믿는다. 아직 지옥 정도는 아니다. 진짜 헬조선을 경험하기 싫다면, 스펙을 넘어서 남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확실한 요소를 먼저 만들어라.


5. 당신이 스타트업 종사자만 만난다면 늘 스타트업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다.

성공하려면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고 배워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대해 연구할 수록 진정한 멘토는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새가 더 높이 날기 위해서는 생각만을 바꿔서는 안되고 나는 법을 바꿔야 한다. 심지어 날개를 아애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제대로 더 높이 나는 사람에게 나는 법을 배워라.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들 중에는 입으로는 수천억의 기업을 외치지만 적당한 수준에 만족하는 이들이 많다. 수천억의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가치를 창조하는지는 본적이 없을 테니 말이다.



6. 이 글을 보고도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당신은 90%의 확률로 3년 뒤에 실패해 있을 것이다.

벤처 열풍 때도 그랬다. 대다수의 기업이 J커브를 그리는 듯하다가 n과 m을 그리며 추락했다. 설사 돈을 조금 만진다고 해도, 당신은 엉뚱한 곳에 그 돈을 다 소진하고 말 것이다. 또는 제품은 좋은데 시장에서 너무 일찍 나왔거나, 소비자가 받는 가치와 동시에 불편함을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적정한 포지셔닝에 실패할 수도 있고, 경쟁사가 당신보다 한발 더 빠를 수도 있으며, 동업자가 당신을 뜻하지 않게 뒷통수를 칠 수도 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자본과 조직력이 부족할 것이다.



7. 그럼에도 나는 당신의 실패를 응원한다. 단, 실패하려면 제대로 실패해라. 어설픈 실패는 당신을 더욱 패배자로 만든다.

많은 실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자본이 딸려서 실패했다. 대기업에 밀려서 실패했다.

당신이 똑같은 말을 되뇌이지 않기를 바란다. "성공하면 한가지를 배우지만 실패하면 백가지를 배운다"는 미국 속담이 있다. 그러니 당신은 미래에 실패할 수도 있지만 절대로 어설프게 실패하지 말기를 바란다. 끝까지 실패의 원인을 모두 지워가면서 마지막까지 근성있게 버티기를 바란다. 사업이 조금 어려움에 쳐했다고 물러나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위기에서 헤쳐나가 본 경험들이 창업자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이왕 불속에 들어갔다면 강철이 되어서 나와라. 무른 철은 철사 말고는 아무곳에도 쓸데가 없다.




p.s 마무리는 역시 홍보

http://onoffmix.com/event/94468

3월 26일 일요일 2시, 헌 사업계획서 들고 와서 새 사업계획서로 바꿔가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