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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Mar 24. 2017

스타트업이 필요한 '자존감'

자신감일까? 자존감의 발로일까?

금수저가 아닌바에야 왜 창업을 하는 것일까?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도 돈을 주는데, 자기 돈을 써가면서 창업하는 사람들 말이다. 


스타트업 모임 이라는 푯말을 따라 가서,  나는 그런 이상한(^^) 이들을 수십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우선 그들의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1.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명료하게 말하는 사람을 찾기가 기대한 것보다 힘들었다.

2. 쉽게 예측되는 장애물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3. 뭐가 즐거운지 늘 즐겁고 신나있다.


그럼에도.. 청년 절망의 시대에 자존감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막닥뜨려야 할 위기에 대해 그들은 어떤 대안을 지니고 있을까? 

스타트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 때론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자존감' 위기를 불러온다는 점. 사업은 그렇게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점.. 에서 그들을 응원하고자 이 글을 써본다.


사실 새로 시작한 스타트업이 99%의 확률로 실패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성공여부는 재능이나 운보다 자존감이라는 본질에 더 가깝다. 외국에서 이미 잘된 사업을 도입하거나, 투자를 받아서 인기 게임을 베끼는 식의 창업이 아니라면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캐쉬카우를 쫓는 방식으로 접근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런 접근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돈 되는 일은 누군가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우연히 땅을 파보니 석유가 나오는 일은 거의 드물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나는 성공의 분기점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순간에서 갈린다고 본다. 그점에서의 자존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벤처 투자가 붐이던 시절에는 J커브의 성장이 시작되는 점에서 성패가 갈리는 일이 많았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어느 정도 자리잡은 스타트업 중에는 초기에 구상한 비지니스 모델이나 아이템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즉 그들은 여러 차례 실패 후에 지금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거나 현 시장 분야에 포지셔닝 한 것이다.


즉 첫 시도가 실패했을 때, 이를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끝까지 밀어붙이고 고집할 것인가 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 부분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이들은 사업성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면서 나가 떨어지게 된다.

또한 이 지점에서 자본이 소진되고 팀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용기와 한잔 소주 밖에 없게 되는 순간, 스타팅 멤버들의 자존심과 초기의 열정은 이미 모래성처럼 허물어 지기 시작한다.

결국 "이것은 좋은 사업 아이템인가? 그렇다!" 는 질문과 대답으로는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다.

몇달 월급이 밀리고, 건물의 세도 못 줄 지경이 되면, 최후에 "우리는 좋은 사람들인가? 나는 나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사람인가?" 가 오로지 의지할 수 있는 질문이 될 것이다.

물잔을 채우는 것도 적정선이 필요하다. 성공도 그렇다.

그렇다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쪽을 권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확하게 내가 강조하고 싶은 자존감의 요점은 어느 정도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본 대표들에서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적당한 수준의 실패와 성공을 번갈아 경험해본 사업자들은 냉탕과 온탕에서 충분히 찜질을 한 이들처럼 뜨거움과 차가움의 적정한 선을 가늠할 줄 안다. 따라서 그들은 성공의 가능성을 과잉평가하지 않으며, 실패의 위험에 대해서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또는 우려할 정도로 위험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런 균형감각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의 대화는 몹시나 편안하다. 여러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들을 동시에 검토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두려움이 강하거나 자신감이 과한 사업자의 경우 특정한 문제점에 대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대화 소재의 선택에 주의 하지 않을 수 없고, 그와의 대화는 지뢰밭을 지나는 것처럼 조마조마 하다.


반면 성공하고 있거나 성공을 향해 가고 있는 사업자들은 위험을 무시하거나 회피하고 경멸하지 않음으로 인해 오히려 과신과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가득한 이들보다 더욱 단단한 안정감을 주변인들과 공유한다. 

이렇게 잘 연단된 자존감이야 말로, 성공한 사업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것이다.


자존감과 관련된 나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말하지만, 항상 성공만 하고 항상 칭찬만 듣고 항상 긍정적으로 산다고 해서 자존감이 높다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실패에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이들이 가장 높은 자존감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보다 전문성이 부족한 이들의 충고도 겸허히 귀담아 듣는다. 따라서 좋은 자존감이야 말로 스타트업의 성공 자산이다. 


혹시나 이글을 읽는 이들 중에  이미 그런 사람들과 함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들을 놓치지 마라. 반드시 지금이 아니라도 그들은 언젠가 자신의 성공 터전을 발견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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