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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Oct 29. 2015

합작품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빚은 걸작품


황금들판의 벼가

한 톨의 쌀이 되기까지는

오랜 인고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봄에는

건강한 볍씨를 골라서 파종한 후

논에 모심기를 한다


여름에는

물을 주고 농약을 뿌려 해충을 방지한다

새들을 쫓고 잡초도 제거해줘야

영양분이 오롯이 벼에게로 갈 수 있다



가을엔

뜨거운 한 여름 햇살을 받은

잘 익은 벼를 추수한다


늦가을에는 볏 잎의 겉 껍질을

벗겨내는 탈곡을 한 후

장기간 보관을 위해 벼 말리기를 한다


잘 마른 벼는 정미소에서 포장 후

드디어 밥상에 오르게 된다



인류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수많은 기간을 단축하여 왔지만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만큼은

단축하지 못하였다


그것은 대 자연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다



벼는 농부의 땀뿐만 아니라

수백일 동안 햇볕과 바람,

비를 맞고 난 이후에라야

비로소 익는다


농부가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짓더라도

최종 수확의 양과 품질은

오롯이 자연이 결정 짓는다



우리는 매일

농부와 자연이 빚은

걸작품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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