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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Jun 21. 2017

아침에 아이디어가 샘솟는 이유

<빼기의 법칙> '4차 산업시대의 생존코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특정한 시간이 있을까?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

왜 하필 유독 잠에서 깨어난 후 얼마 되지 않은 아침에 신선하고 새로운 생각들이 잘 떠오르는 걸까?


그것은 잠과 관련이 있다.

당신은 혹시 전날 잠들기 전에 머리를 싸매며 고민해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서

그 다음날 불현듯 번뜩이는 답이 떠오른 적이 있는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의식은 쉬지만 무의식은 끊임없이 일을 한다. 잠은 단순히 꿈을 꾸거나, 피곤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학 시절 딱 한번 밤을 새며 시험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미처 공부할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결국 밤을 새기로 한 것. 하지만 그 결과는 역효과였다. 정작 시험지를 받아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니 뭐 하나 제대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고 공부했던 것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몽롱한 정신 상태, 최악의 컨디션으로 근근이 버티며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게 답안을 제출했다.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그 뒤로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 단 한 번도 일부러 밤을 새지는 않았다.


머리가 좋고 나쁨을 ‘기억력’의 좋고 나쁨으로 가늠하곤 하는데,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창안해 왔음에도 대중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것은 딱히 없다. 메모를 하거나, 연상법으로 암기력을 높인다든지 기억력에 좋은 음식과 운동 등이 더러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필자의 간단하고 실용적인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억력을 좋게 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외우고 노력하는 게 최선은 아니다. 그보다는 첫째, 기억력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줄이고 둘째,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다.


참 단순하지 않은가? 인간은 오감 중에서 특히, 시각으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불필요한 자극과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행동과 많은 생각들로부터 적고 집중적인 행동과 생각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너무 많고 다양한 정보는 혼돈을 일으킨다. 공유경제의 넘치는 정보화 시대에서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그것들을 선별하고 감별해내는 정제 능력이 더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중요한 것들을 가리지 않도록 가지를 쳐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기억력을 높이려면 잠이 필수다. 왜 그럴까? 잠을 자는 동안 뇌 속에서는 실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거기엔 뇌의 과학적인 작동 원리가 숨겨져 있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 상대적으로 자주 쓰이지 않았던 정보를 지우는 작업을 한다. 그래서 잠을 자고 나면 머리가 가벼워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비워졌기 때문에 방해받는 것이 줄어들어 더 잘 기억하는 것이다. 전날 뭔가에 대해 신경을 썼다는 것은 오랜 시간 그 무엇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떠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 고민하고 깊게 생각했던 것을 중심으로 관계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해서 정리정돈을 한다. 우리 뇌에는 뉴런이라고 하는 기억의 저장소가 있다. 이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통로를 시냅스라고 하고 뉴런과 시냅스가 모이면 하나의 신경회로가 된다. 사람이 잠을 잘 때는 미세 아교세포라는 것이 불필요한 시냅스를 찾아서 제거하는 일을 한다. 그러면 신경 아교세포가 마치 덤프 트럭처럼 미세 아교세포가 제거한 시냅스를 가져다 버리는 일을 한다. 역할 분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평소 자주 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정보는 자주 또는 잘 사용하는 정보와 구별이 된다. 그 구별은 뉴런과 뉴런을 연결시키는 시냅스에 생기는 단백질로 판가름한다. 이 단백질을 ‘C1q’라고 하는데, 아교세포는 연결고리가 약한 (=잘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만 전문적으로 찾아내 없애버린다. 그런데 이 아교세포는 아무 때나 활동하지 않는다. 잠을 푹 잘 때만 활동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잠을 자지 않고 밤새도록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해도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복잡해지고 기억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잠을 푹 자게 되면 뇌는 잘 정리가 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시킬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인간의 뇌세포가 약 140억 개에 달할 만큼 많다 하더라도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끊임없이 불필요한 정보를 지우고 버리는 일을 계속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는 일들이 많아지게 된다.

살다 보면 기억나지 않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인간의 삶이란 희로애락이 늘 상존하기 마련이고, 만약 기억이 망각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그로 인한 괴로움과 슬픔에 눌려 지속된 삶을 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갈구한다. 그러기 위해서 뇌는 먼저 비우고 버리는 일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무언가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그 전에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비워둬야 한다는 의미이다.


컵에 물이 가득차면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인생도 그러하다. 머릿속에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며 남아 있는 선입견을 비우고 버리지 않으면 아무리 인생을 바꿀 새로운 기회가 와도 지나쳐 버리기 쉽다.

새출발을 하려거든 먼저 쌓였던 묵은 때를 말끔히 털어버려야 하며, 맛있게 밥을 먹고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먼저 속을 비워야 한다. 새로운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옛 연인을 마음속에서 지워야 하듯이 새로운 꿈을 꾸기 위해서는 먼저 구식 관념과 행동들을 버려야 한다.

아이디어가 충만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버려야 할 것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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