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really love me?

"사랑해"라는 말의 무게

by 오지윤




मेरो छोरा छोरी
나의 아들 딸들아
म तिमीलाई माया गर्छु
너희를 사랑해





“메로(나의) 초라(아들), 초리(딸)~”

우리는 고아원의 아이들을 초라(아들), 초리(딸)이라 불렀다. 정이란 게 붙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더라. 단 며칠만에 고아원의 아이들부터 시장 길의 아이들과 산 길의 아이들까지 우리의 초라, 초리가 되어갔다.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우리의 임무이자 그곳에 간 목적이였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시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이들과 실뜨기를 하며 아이들 이름을 더 선명히 외워가던 어느 날이었다. 시끄러운 아이들 사이로 한 아이가 내 옷깃을 잡았다. 그러더니 어눌한 영어로 물었다.

Do you really love all of us?


순간 당황스러웠다. 짧은 순간 몇 가지 질문이 스쳐지나갔다. 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 이 아이는 우리의 사랑을 의심하는걸까? 이 아이들은 어디까지 알고 있고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들이 마음을 스쳐갔지만 난 아이의 머리를 감싸며 빠르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Yes! Of course. We do.



당연했다. 그들을 사랑하는 게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였으니까. 그런데 해맑은 표정으로 대답한 나에게 그 아이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하더니 뜻밖의 대답을 꺼냈다.

Thank you.



그 한 마디를 남기고 아이는 타박타박 도망가버렸다. 다시 한 번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다. 이 아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겪은 아이들이라는 걸 바보처럼 뒤늦게 깨닫는다. 아이들을 사랑해주러 왔다던 나의 마음엔 부끄러움이 차올랐다. 그리고 미안했다. 너네가 그렇게 기다리던 “사랑”을 우리는 늘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너희에겐 조심스러운 사랑에 너무 자신만만해해서 미안해.



"어떤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사랑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서 이렇게 정의된다. 사랑이 부족한 시대는 역설적으로 사랑의 범람을 일으킨다. 아끼지 않는 마음, 귀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음. 나만 잘 살면 된다는 무관심을 위장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타인의 마음을 설득하고 달래기 위해 얼마 없는 영혼가지 끄집어 내어 말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도 그랬던 건 아닌지 두려운 의심이 들었다. 한국과 네팔의 긴 거리를, 우리의 다른 생김새를, 처음 본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꺼낸 건 아닐까 하고.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그 사랑이 진심이든 아니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는 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고맙다는 거였다. 성장하기 위해 매일 밥을 먹듯이, 아이들에겐 매일매일의 사랑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사랑해 한 마디는, 굶주린 점심시간에 때를 놓치지 않고 먹을 수 있게된 밥 한 그릇같은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렇게 고마워했을까하는 마음에, 멀미가 났던 어느 날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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