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날이 되면 무슨 생각을 하나요?
네, 제 생일입니다. 당신이 저를 낳고 미역국을 드셨지요.
이젠 생일이라는 것에 의미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괜히 더 씁쓸합니다.
이 넓고 넓은 세계에서 누구나 반드시 있는 일이
어떤 의미가 되는건 어쩌면 무의미한 일입니다.
오늘 살면서 처음으로 문득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나를 낳았던 당신은 이 날이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떤 마음일까.
그냥 그 동안 제법 홀로 스쳐지낼법한 생각이
오늘, 나 스스로가 부여하는 특수성과 만나
더욱 공허한 생각으로 탄생 되었습니다.
어제의 저는 장학재단에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대출을 받았고 어쩜 칼 같이 갑자기 생겨버린 그 돈을 가지고
약간은 상기된 기분으로 컵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저녁을 달랬습니다.
유난히 돌아오는 길이 꽤 지치고 힘들어서
내 자체가 그냥 버거워 한심하지만
눈물 훔치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누워 시계를 보니
다시 생일이 돌아와있었습니다.
생일인 오늘 매년 저는 늘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시시콜콜 궁상스럽지만 문득 떠올라
오늘은 이렇게 적습니다.
그냥 잘 지내고는 계실는지,
그리고 원망섞여있지만 건강히 잘 지내시라고 .
그냥 그것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