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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Sep 20. 2017

나를 낳은 당신은

오늘 이 날이 되면 무슨 생각을 하나요?

네, 제 생일입니다. 당신이 저를 낳고 미역국을 드셨지요.

이젠 생일이라는 것에 의미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괜히 더  씁쓸합니다.

이 넓고 넓은 세계에서 누구나 반드시 있는 일이

어떤 의미가 되는건 어쩌면 무의미한 일입니다.


오늘 살면서 처음으로 문득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나를 낳았던 당신은 이 날이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떤 마음일까.


그냥 그 동안 제법 홀로 스쳐지낼법한 생각이

오늘, 나 스스로가 부여하는 특수성과 만나

더욱 공허한 생각으로 탄생 되었습니다.

 

어제의 저는 장학재단에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대출을 받았고 어쩜 칼 같이 갑자기 생겨버린 그 돈을 가지고

약간은 상기된 기분으로 컵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저녁을 달랬습니다.

유난히 돌아오는 길이 꽤 지치고 힘들어서

내 자체가 그냥 버거워 한심하지만

눈물 훔치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누워 시계를 보니

다시 생일이 돌아와있었습니다.

생일인 오늘 매년 저는 늘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시시콜콜 궁상스럽지만 문득 떠올라

오늘은 이렇게 적습니다.


그냥 잘 지내고는 계실는지,

그리고 원망섞여있지만 건강히 잘 지내시라고 .

그냥 그것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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