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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Dec 28. 2018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이 곳이 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바쁜 와중에 거의 들르지 못하게 된 브런치에 오랜만에 오게 되었다. 한, 몇 년 전에는 매일같이 찾아와서 키보드를 도닥도닥 두드리며 글 쓰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끼기도 했었다.


나는 원체 글을 쓰는 대단한 이가 아니가 때문에,  이미 다른 문서작성에 기를 다 빼앗겼기 때문에, 꼭 이 키보드만 만지면 속 얘기가 구질구질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 때문에 브런치의 하얀 공간을 두드리는 키보드질은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은 그래도 굴러갔고, 브런치는 그대로 있어주었다.


가끔 주위 사람들이 왜 요즘은 브런치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다지 주위 사람들에게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 공개된 것이 크게 기쁜 일은 아니다. 단지 부끄러울 뿐. 대단한 글쟁이도 아닌 것인데 가끔 주변 이들은 이 곳에 적혔던 나의 글자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오랜만에 추위 속 맑은 공기, 또 바람이 차단된 공간에서의 햇볕을 맞으며 브런치에 찾아오게 되었다. 그저 자연스러운 일인 듯 브런치는 그대로였고 오랜만에 도닥거리는 키보드질도 그다지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이 곳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큰 위로를 주는 것 같다. 이 곳을 채우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했고, 그곳을 꽤나 활발히 다져온 지난 시간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오랜만에 의도치 않은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이 곳을 들르게 된 것은 나는 역시 지난 날과 같이 추억에서 가장 큰 위로를 받는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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