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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Jan 05. 2021

#3. 나만의 감성을 담은 플레이리스트 만드는 방법?!

랜선클럽 세 번째 시간인 오늘,

예시는 굉장히 어려운 음악을 사용했지만, 오늘의 곡을 통해 tuning in 한다면 어떨까요?


[감상] 시 유의사항!  그저 귀에 들려오는 소리를 몽땅 듣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 '소리'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두고 집중하는 적극적인 청취행위(tuning in)를 해야 합니다.


"이 노래의 '여기'가 마음에 들어서 나는 이 곡을 좋아한다!"라는 곡을 선곡하여 그 이유를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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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Hy9OfYjRbY


 이 노래의 '여기'가 좋아서 이 노래를 좋아한다, 라는 주제를 놓고 확신했다. 나는 무조건, 당연히, 완전히 eddie higgins trio의 <All the Things You Are>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너무나도 사랑하는 곡, 그리워하는 곡, 지겹기도 한 곡, 애증의 관계.


 재즈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결국 지금은 두 손 놓고 그저 살아가기 바쁘기만 했다. 죽어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던 음악교육의 생태계로 다시 뛰어든 후 두 번의 급여를 받았다. 지긋지긋한 금액. 목에 피가 나도록 열정을 쏟아내기는 국영수 못지않음에도, 하루 종일 운전하며 60km 이상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노력의 결실이 '꼴랑'으로 끝나니 억울하다.


내 자식은 절대로 예체능을 시키지 않을 테다. 적어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제 밥벌이를 하면서는 살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음악교육의 생태계로 돌아가기 직전의 봄, 나름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재즈 피아노. 음악에 대한 마지막 실마리라도 잡아보고자 나름 머물러있기를 바랐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배움이라는 것은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배움의 시기란, 하루 종일 '배움'에만 머물러 있어도 된다는 것. 그 외에는 아무것도 상관치 않고, 나서지 않아도 나를 보호해주고, 책임져준다는 것.

 '배움의 시기' 속에 있을 때에야 가장 깊이 있는 결실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재즈를 배우며 느꼈다. 연습을 하러 피아노에 앉기까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의 책임, 나의 임무, 나의 역할을 수행하고 나면 너무나도 지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속삭였던 그 순간, 나의 마지막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바랐던 꿈이 무너졌다.


그 와중에 연습했던 곡이 바로 <All the Things You Are>였다. 말도 안 되는 텐션을 넣으며 그저 손에 익혀져라, 익혀져라, 하며 건반을 누르기만 했다. 끝도 없는 텐션과의 싸움이 이어졌다.


그래서 이 곡은 나에게 영원히 단 하나의 버전으로만 연주될지도 모르겠다. 온 세상의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은 각기 수 만개의 버전으로 연주하겠지만....


 그래서 내가 최고로 지향했던 버전은 바로 에디 히긴스와 같은 버전이었다. 초반 27초까지 나오는 선율이 나의 마지막 꿈과 닮았다. 이 부분을 들을 때면 "정말 잘 치게 돼서 나도 이런 연주를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27초가 끝이 아닌, 4분의 길이를 가진 하나의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베이스 솔로 또한 매우 아름답다. 3:09부터 시작되는데, 내 손에 베이스현이 감겨 스치는 듯 두근거리게 만든다. 어떻게 이런 선율을 만들어낼까. 베이스의 연주에 맞추어 함께 합을 맞추는 피아노와 드럼. 그 밸런스를 느끼는 순간에는, 세상에서 가장 잘 말았다고 소문난 소맥보다도 더욱 얼큰하게 빠져버리게 만든다.


결국 다시 <All the Things You Are>의 악보를 펴고 피아노 앞에 앉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 없고, 지끈지끈한 텐션과의 싸움이 두렵겠지. 하지만 그때는 27초에서 끝이 아니라 4분을 꽉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에 대한 세계가 4분으로 꽉 채워졌으면 좋겠다.



본 게시글은 현재 제가 호스트로 운영하고 있는 랜선 클럽을 위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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