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클럽 여섯 번째 시간인 오늘.
스스로에게 감각적이며, 특정한 정서를 느끼게 하는 음악에 대해 고민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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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Rice <The Blower's Daughter>
https://www.youtube.com/watch?v=5YXVMCHG-Nk&feature=youtu.be
손에 쥐어진 마른 낙엽이 바스러져 바람에 날아가는,
가슴에 무거운 바위가 얹어진,
갑갑한,
크게 엉엉 운 뒤 한 숨 크게 내뱉는,
비가 오기 전 어둑한 하늘을 보는,
빗방울이 얼굴 위로 툭툭 떨어지는,
가슴을 쿵쿵 치는,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은,
허공을 응시하는,
헤매는,
홀로는 정리가 되지 않는 불안에 결국 도움을 찾은 날. 역시나 혼란과 오묘함이 가득하고, 그동안 꺼끄러움이 두려워 억지로 밟아 눌러놓았던 감정에 긁혀 여기저기 생채기가 났다. 그래서 그런가 선곡에 자꾸만 목소리가 담긴다. 소프라노의 음색을 찾은 지 참 오랜만이다. 아주 느린 템포로 긴 프레이즈를 충분히 이끌며 나 대신 더욱 크고 높게 노래해주는 선율 한 자락에 기대는 것이 너무 좋다. 해방감을 얻는 듯싶기도 하다. 더 높이, 더 높이, 끊임없이 오르는 것을 반복하고 재촉하다가, 결국 먹구름 위에 숨어있던 말간 해를 본다.
평소에는 예민해 바이올린도 잘 듣지 못하면서 오늘은 별나다. 충분히 동요가 일어난 마음을 어떻게 다듬이질해 더욱 견고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눈두덩이가 자주 뜨겁다. 괜히 해가 원망스럽다, 핑계 대지만 음악을 멈추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