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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복의 친구, 나의 영원한 귀염둥이에게.
우리는 여전히 우리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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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안
Feb 10. 2024
오늘 몇 번이나 울음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네 앞에선 울지 않으려 했는데 목소리의 가장 끄트머리엔 자꾸만 울먹임이 감춰지지 않더라.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들에 있어서 너는 나에게 늘 행복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똑같을 거야. 우리는 여전히 우리잖니.
두 눈을 반짝이며 어여쁜 몸짓과 갖은 재롱으로 나를 기쁘게 해 주었던 네게 아주 고맙다. 나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절을 너는 고요한 시선으로 함께 머물러주었지. 소복히 나누어주던 너의 온기는 여전히 내 무릎 위로 부드럽게 머문다.
네 앞에서 너무 쉽게 울었던 나 때문에, 내가 너에게 너무 의지했기 때문에 모든 불행이 네 것이 된 걸까. 네가 눈을 결국 잃게 된 일이 아무리 유전적인 이유라고 해도 이 모든 불행들은 나로부터 온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
하지만 있잖아. 살아있는 우리 모두는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존재들이란다. 그러니까 너도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원래 모두는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부서지고 깨지고 고장 나면서도 뚜벅뚜벅
성실하게 살아가는 거야.
날이 밝으면 데리러 갈게. 곧 보자. 그리고 되는대로 퇴원해서 어서 집으로 돌아오자. 부디 외롭지 않고, 아프지 않고 편안한 밤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몸이 좀 나아지면 보송보송 솜털이 차오르는 네 얼굴 위에 따스한 봄바람이 털을 솎아주겠지. 그때 네게 어울리는 멋진 고글을 선물해 줄게. 그걸 쓰고 멋진 곳으로 훌쩍 여행을 가자.
나의 행복의 친구, 나의 영원한 귀염둥이야.
단지 보이는 것으로 우리를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야. 언제나, 늘, 똑같이 머물렀던 모든 노력과 정성들로 우리가 탄생하는 거지. 너와 함께 후회 없이 최선으로 살고 싶다.
난 준비됐는데 너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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