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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녕안 Jun 24. 2016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중,

대단한 경력 아니니까 그냥 초보라고 생각해주세요ㅠ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중,


작년 9월 학기 중 파트타임 강사로 시작한 학원에서 올해 6월 중순 정도까지 근무를 했었다. 중간중간 단기로도 여러 학원을 일했었는데 어찌 되었든 이 학원에서도 물론 처음에는 어색하고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 학원의 레슨 스타일이나 근무방식들이 내가 예전에 2년 정도 전임으로 일했던 학원과 거의 비슷했고 아무래도 전임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업무에 어려움 없이 바로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좋은 근무 자리는 이제 학기 중에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강사가 아닌 아예 다른 파트타임 자리를 구하려는 참에, 원장님께서는 내가 신경이 쓰이셨는지 많이 미안해하셨고 비슷한 거리에 있는 다른 학원으로 일자리를 소개하여 주셨다.


사실 너무 기뻤다. 다른 학원이나 교육장에 소개가 된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어주신다는 이야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개받은 학원으로 가서 인사를 드렸고 페이도 경력을 고려하여 잘 챙겨주시면서 면접 당일부터 (방학을 단 하루도 즐기지 못하고ㅜㅜ)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참 밝고 유쾌하시고 정말 추진력이 강하신 원장님이셨다. 그리고 일을 일찍부터 시켜주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굉장히 세분화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법이었고 굉장히 통합적인 교육을 하는 학원이었다. 참 이런 곳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며 배우고 있다.


지금 하는 대략적인 업무는 일단 가장 중요한 수강생들을 파악하고, 이 곳만의 커리큘럼도 다시 익혀야 하며, 눈치 있게 일을 잘 진행하는 등의 대략적인 흐름을 읽는 중인데 정말 이 안에 세분화된 많은 업무를 보며 그 간의 경력이 왠지 나를 배신하는 그런 기분까지 들었다. 차라리 경력 없이 처음이어서 겪는 어려움이라면 덜 부끄러울지도 모르겠다. 이 곳에서 적응기간은 (그리고 아직까지도) 내 전공과 경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에 관한 문제까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원장님은 또한 사장으로서 겪는 스트레스와 업무부담으로 인해 자꾸만 날카로워지시는 게 내 잘못 인 것만 같고 은연중에 나를 위해 본인이 열심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또 알아주시기를 원하시는 듯하고(그래서 얼른 업무를 익혀야 한다는 의미로 들리고...) 아무튼 처음은 무엇이든지 다 어렵고 힘들지만, 이 곳에서의 처음은 나를 리셋시키고 다시 배우는 것과 다름이 없는 과정인 것 같다. 처음 일하는 것도 아니면서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봐 더 노심초사한다. 이 곳의 방식은 여러모로 여간 심란하다. 예전에 전임일 때 입시도 함께 하는 곳이어서 만만하지도 않았고 일하면서 많은 경험과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시스템으로 나를 다시 접목시키려니 너무 어렵다.


사실은 여기만이 아니더라도 (편의점이나 빵집 등 흔한 일이라도..)무엇이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어려운 일이 없던 적이 없었다. 늘 대가를 치러야 했다. 나는 원래 실수 투성이인 사람에다가, 간도 콩알만 해서 겁도 너무 많은 사람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늘 자신감과 유리멘탈의 문제가 더 컸었다. 그렇다고 나의 근무와 생활을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며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서 면목이 없다. 이제 좀 독립된 자립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내 스스로 허락할 수 있는 자부심을 갖는 데에 절대 쉽지가 않아 사실 좀 여러가지고 실망스러워하는 중이다.


머릿속이 복잡한 한 주가 저물어 간다. 다음 주면 더 나아지는 모습이 있어야 나도 힘이 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텐데 일단 주말부터 잘 놀고 나서 그다음에 생각해봐야겠다. 지금 머릴 싸매 봤자 해결될 건 없으니까.  


아.. 이번 주말은 길었으면 좋겠다... 제발 다음 주는 천천히 와 주었으면...ㅜㅜ



월요일 오지마 .. 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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