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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라떼 Jul 16. 2024

오마이뉴스 기사쓰다 보니 시, 건강, 대상까지

기예경진대회 대상 수상

지난 5월 나는 아버지 고향인 홍성 월계천 이팝나무 명소를 찾았다. 예로부터 이 꽃이 만개하면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이팝나무 꽃길을 걷다 보니 고향으로 귀농하여 농사짓던 아버지가 떠올라 ‘사는 이야기’에 글을 남겼다.      

편집부에 송고하고도 무언가 가슴속에서 출렁거려 시로 남겼는데 그 시가 제39회 경기기예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되었다.      

4일 시상식이 있어 다녀왔다.               

       

경기기예경진대회는 시, 수필, 사진, 꽃꽂이, 캘러그라피 5개 부문에서 경합이 펼쳐지며 경기도 내 거주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이다. 주체는 (사)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이금자 회장님이 개회사를 통해 단체의 발자취를 얘기해 주셨다.          

“그동안 여성 관련법 제·개정, 여성정치활성화, IMF 위기 시 금 모으기, 아나바다운동, 호주제 폐지뿐만 아니라 국내외 재난 발생 시마다 여성단체가 하나 되어 성금을 모아 매번 전달하는 등 환경, 교육, 문화, 사회, 특히 저출생 관련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많은 여성분들이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시면서 봉사하시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어서 김동연 경기지사님의 축사가 이어졌는데 32살에 홀로 되신 어머님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셨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11살 소년이었고 할머니와 세 명의 동생들까지 여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셨다고 한다. 야산에서 나물을 뜯어 팔기도 하고 채석장의 돌 캐는 일까지 하셨다니 정말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그려졌다.      

고생 속에서도 정직하고 남을 돌보셨다던 어머님의 얘기를 자랑처럼 하셨다. 그리고 고 3 때 취직했을 때 일을 얘기해 주셨다.          


“제가 유일하게 제 마음속에서 어머니께 효도했다고 생각한 날은, 고생한 어머니 돕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취직시험 붙어서 어머니가 일어나 박수 치고 춤을 췄던 날 바로 그날입니다”          

    

문득 나는 언제 가장 큰 효도를 했을까, 이미 두 분 다 돌아가셨지만 가장 기뻐하셨던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어머니는 내가 일찍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운전을 시작했을 때 가장 기뻐하셨다. 그때 가끔 아버지 1톤 트럭을 몰기도 했는데 두 눈을 반짝이시며 그렇게 좋아하실 수 없었다. 아마도 딸과 이곳저곳 여행 다닐 날들을 상상하며 즐거운 미래를 그려 보셨던 모양이다.     

그 후에 중고차를 구매해 내가 운전을 하고 아주 짧은 드라이브라도 함께 하고 나면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으셨다.         

아버지는 언제 가장 기뻐하셨을까, 큰 아이 낳았을 때와 큰아이 돌잔치 때 가장 크게 웃으시셨다. 늘 밝은 얼굴이 셨지만 돌잔치 날 그날은 특히 더 밝게 웃으셔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가끔 아이들 돌보는 일이 힘들 때도 아버지의 함박웃음이 생각나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효녀였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지 못했고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해서 항상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생각했지만 웃음을 안겨드린 날도 많으니 말이다.          

김동연 지사님도 이금자 회장님도 가족을 돌보듯이 사회를 돌보고 계시는 분들인 듯하다. 나는 이제 시인이 되었으니 좋은 시를 많이 써서 두 분처럼 세상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쓰면 좋은 점이 많다.      

첫째, 글을 쓰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걷다 보니 몸이 건강해진다.

둘째, 엉켜있던 생각을 글을 쓰며 정리하게 된다.

셋째, 세상과 소통하는 좋은 창구가 있어 홧병이 잦아든다.

넷째, 시가 써진다.       

남녀노소 모든 분들에게 시민기자 활동 '강추'한다.       


        


제목 : 이팝나무꽃을 담다

                                     김은진     

서쪽 하늘 끝에서 밀려든 햇빛이

초록 잎에 걸려 흔들리고

 가는 숨을 뒤로하고 날아든 나비 떼는

하얀 꽃 파고들어 날개를 쉰다     


물보라 일으키며 달려온 구름은

나뭇가지 위에서 기지개 켜고

찔레꽃 발자국 따라온 산까치

수다에 귀 기울일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버지의 노랫소리

풍년가를 부르고 계신다     


뜨거운 태양이 숨을 조이면

구성진 가락을 묶어 바람을 모으고

차가운 바람이 살을 에이면

은근한 흥을 베어 불을 지피며     


힘든 내색도 없이 논으로 향하던

아버지의 긴 그림자

 애달픈 고개를 넘어

밥그릇에 수북이 담겼다     


한여름 달궈진 매미의 합창

벌들을 춤추게 하던 보라색 칡꽃들     


그리움에 목이 메어

이팝나무 꽃 뒤에 얼굴을 묻는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내용입니다.

오마이뉴스 보낸 기사를 시로도 썼더니 대상 탔습니다 - 오마이뉴스 (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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