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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라떼 Oct 27. 2022

정조가 걸었던 만안교에  

안양천(2)_시냇가 이야기숲

안양천은 굉장히 길다. 

수원에서부터 시작한 안양천은 안양시 석수동에서 하천의 폭이 확 넓어진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한강까지는 국가하천이고 수원 쪽은 지방하천에 속한다.

삼막천이 삼성천과 북동쪽에서 만나고 수암천이 남서쪽에서  안양천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러니 안양시 석수동은 물이 흔한 곳이다.

보통은 안양천을 따라 삼성천이 합류되는 곳까지만 운동을 하는데

오늘은 가을향기에 이끌려 삼막천 쪽으로 발길을 돌려 운치 있는 만안교에 가 보았다.

만안교는 안양 9경에 속한다.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능에 가기 위해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으로 매년 어머니를 모시고

성묘를 하셨단다.

참으로 효심이 극진하신 분인듯하다. 

매년 그렇게 다녀야 하니 처음에는 나무다리였던 것을 돌로 만든 다리로 바꿨다고 한다.

원래 위치는 안양교 부근이었지만 1980년대 도로가 확장되면서 수암천으로 옮겨 오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흔적을 그대로 옮겨와서 이곳에 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예쁜 아치형 돌들을 보니 마음에 안정감이 생긴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도 따라가야 하고 편리한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옛사람의 발자취가 우리에게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보여주는 돌다리가 있으니 

좋다. 만안교의 교각을 아치형으로 만들어 놓으니 예쁘다.

대략 200년 전의 일이다. 역사를 잘 지켜온 우리 선조들 덕분에 이교량을 밟을 수 있다.

교량 밑으로 수암천이 흘러간다. 

강물에 작은 물고기인 버들 아치들이 햇빛에 비쳤다 사라진다.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교량 밑으로 퇴적된 흙들이 많이 보였다.

따뜻한 햇살 아래 만안교의 울퉁 불퉁한 돌들이 마치 다른 행성에 온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산책 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천천히 이곳을 건너신다. 

빨리 지나가기 싫으신 듯 울퉁불퉁한 교량상판을 보며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다녀오신다.

작은 다리이지만 폭이 4m이고 커다란 돌로 시원시원하게 붙여 놓아져 있다.

정조가 힘든 삶을 살다 간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능행차하며 

건너간 다리이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가장 깊이 이해한 아들이다.

강가에서 흔들리는 강아지풀을 하나 뽑아 들고 교량 옆 정자로 향했다.

이 길을 따라 시간을 내어 수원화성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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