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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라떼 Mar 11. 2023

안양시 개인당 난방비 5만원 숨통 지급

작은 온정이지만 모두에게 절망을 용기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난방비 폭탄이 떨어지자 

안양시에서 1인당 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작은 온정이지만 모두에게 절망을 용기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세대마다 난방비 폭탄이 날아들다.

 “폭탄이 날아들었네.” 퇴근하며 들어오는 신랑이 식탁 위에 관리비 고지서를 올려놓았다. 워낙 나보다 알뜰함이 몸에 밴 사람이라 또 아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려나보다 했다. 고지서를 내려놓고 겨울 점퍼를 벗는 남편을 바라보니 십 년도 넘은 패딩을 옷걸이에 걸고 있다. 짠한 마음에 남편이 잔소리해도 오늘은 참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오늘은 별일 없었어?” 하며 잠시 딴청을 부렸다. 

 겨울이니까 난방비가 많이 나와 관리비를 전월보다 십만 원 정도 더 낼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던 터였다. 나는 하던 집안 정리를 마치고 과일을 깎아서 아이들의 책상 앞에 그리고 TV를 보는 남편 앞에 각각 놓아두었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에 잠시 앉아서 고지서를 본 나는 화들짝 놀라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갑자기 그동안 뉴스에서 흘려들었던 모든 말들이 뇌리를 빠르게 스쳤다. 이게 도대체 우리 집 고지서 맞나? 나는 동호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정확히 우리 집 관리비 고지서가 맞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할 때도 중동지역의 분쟁이 예전부터 고질적으로 계속되었던 것처럼 먼 나라 얘기라고 생각했고 물가 상승이 예고된다고 할 때도 코로나로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니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막상 고지서를 받아보고 이번 달 말에 결재하게 될 금액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3년 전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후 더 아끼며 살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가정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식대가 많이 늘어났지만 되도록 집에서 요리해서 먹고 식사 배달을  시킬 때에도 배달료라도 아끼기 위해 직접 사러 다니며 살았다. 외벌이인 남편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꼼꼼히 다시 고지서를 살펴보았다. 전월 대비 난방비와 온수비, 전기료가 인상되었다. 십 대의 혈기 왕성한 아들만 둘 있는 우리 집은 겨울철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난방을 하지는 않는다. 한겨울에도 이십 만원 초반대였던 우리 집의 관리비가 삼십 만원 후반대를 육박하고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내일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일단 핸드폰으로 난방비를 검색해 보았다. 모든 포털에서 난방비 폭탄이라는 말이 검색되었다.


난방비의 인상 요인은 무얼까.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천연가스 LNG 가격이 최대 10배 이상 급등한 것이 난방비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로 인해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 9월부터 국제 천연가스 LNG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 정부는 2022년 4월, 5월 2차례 연속으로 요금을 올렸다. 천연가스의 국제가격은 2022년 하반기에 더 많이 인상되었는데 현 정부도 6월 지방선거로 미루다가 7월, 10월에 2차례 가스요금을 인상했다. 전, 현 정부 모두 정치적인 이유로 가스요금 인상을 인위적으로 미루다가 결국에는 가스공사에 9조 원가량의 부담을 안기게 되어 난방비 폭등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2022년 12월 강추위로 가스 사용량이 2배 정도 증가한 것도 난방비 폭등의 원인 중의 하나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자세하게 인상내역 문의하기 

 다음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로 문의하여 내역을 다시 알아보고 인상하게 된 항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난방비와 온수비 전기료가 인상되었는데 난방비는 작년 단가와 올해 단가를 비교하였을 때 41% 인상되었고 온수료는 14%, 전기료 18% 인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체 관리비를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면 50% 정도 인상되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건 이런 것일까. 서민들의 시름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져만 간다. 올겨울이 유난히 더 추우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난방비와 온수비 전기료가 인상되면 외식업계에서도 모든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교통비도 인상될 것이다. 

-안양시의 지원금 결정

 겨울철 난방비 인상에 충격을 받은 서민들의 목소리에 지자체도 도움을 주기 위해 움직였다. 2월 10일 최대호 안양시장이 ‘안양시 거주자 1인당 5만원‘이라는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하였다. 우리 집은 4인 가구이니 지원금을 20만원 받게 된다. 앞서 안양시에서는 취약계층에게 이미 세대당 10만원을 지급하는 노력을 했고 별도로 일인당 5만원씩 지급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급대상은 2월 9일 24시 기준으로 안양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내국인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이며, 신청 기간은 오는 3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전국 지자체 중 개인 기준으로 난방비를 정액 지급하는 곳은 안양시가 처음이다. 일인당 5만원으로 모든 난방비 인상분을 상쇄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겨울에 추위와 싸우느라 더 위축되고 절망하기 쉬운 서민들이다. 이번에는 난방비 폭탄까지 겹치며 잔뜩 움츠러들고 난감해진 서민들에게 일인당 5만원 지급은 따뜻한 온정으로 다가온다. 더 많이 주면 좋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지자체에서도 세금을 올려야 할 수 있으니 이 정도로 만족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부자가 되고 성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열심히 일하다 보면 아플 수도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순간들에 절망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안양시에서 난방비 지원을 해준다니 감사하고 훈훈하다. 겨울이 꽤나 길지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앞으로 겪어야 될 고물가에 지자체와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세대내 난방비 줄이기 

 앞으로 물가 인상은 계속될 것이다. 세대내에서도 고물가에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절약‘하는 것이 마치 구시대의 주문처럼 들릴 수 있지만 최근에 세계적으로 물가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 당장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자.

① 외출 시 개별난방은 보일러 전원을 끄는 대신 외출모드로 하는 것이 유리하고 지역난방은 외출모드는 가급적 쓰지 말고 원하는 온도보다 설정온도를 1~2도 낮춰 설정하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② 대류현상에 의해서 보일러를 틀지 않는 방이 있다면 그곳에서 열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트는 것이 유리하다.

③ 요즘은 창문을 크게 하는 경향이 있어 열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 암막커튼이나 두꺼운 커튼, 블라인드로 공기를 차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④ 온수매트나 카본매트, 카펫 등을 침대나 방안에 깔아서 보온을 해주면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⑥ 겨울철에는 항상 창문에 뽀복이를 붙여 단열하는 것은 유리창을 통해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잡는데 효과적이다.

⑤ 수면양말, 히트텍, 보온내의, 가벼운 경량패딩 등을 입어서 집안에서 생활하면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정치권이든 행정부든 서로의 잘못을 따져가며 투정만 부리기보다는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고 싶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온기로 녹여내며 꽃피는 봄이 오길 기다린다.                                                                                                                             

안양시에서 난방비 개인당 5만원지급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설정온도를 과도하게 올리지 말고 실내온도와 1~2도 차이나게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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