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댓구알을 받는 대본에는 공식이 있다]
1)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식품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요. 쌀 기능 식품, 유기농, 웰빙이 순차대로 기록됐습니다.
2) 식품 트렌드는 매년 변화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는 쌀 기능 식품, 2000년은 유기농, 2010년에는 웰빙이,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로 기록됐습니다.
1번과 2번의 대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식품 트렌드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두 대본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번 챕터에서 다룰 것은 숫자다. 2번의 예시에서는 1990년, 2000년, 2010년- 딱딱 떨어지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시각적인 흐름을 만들어줬다. 이렇게 대본에서 구체적인 연도를 말하면, 편집할 때도 숫자와 도표를 넣게 된다. (편집자는 싫어하겠지만.)
이때 숫자가 주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집중력과 주의력을 끌어온다.
‘쌀 기능 식품-유기농-웰빙’ 그냥 나열하면 흐릿하게 넘어가지만, 1990년 → 2000년 → 2010년이라는 숫자가 붙으면 마치 타임라인을 따라가는 느낌이 든다. 굳이 영상에서 그래프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머릿속에서 시각적 자료를 제작하는 것이다.
둘째, 신뢰감을 준다.
연도별로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가면 사람들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를 밝히는 것은 물론 필수지만, 만약 출처를 빼먹더라도 대본 자체에 무게가 생긴다.
셋째, 리듬감과 속도 조절이 쉬워진다.
숫자를 넣으면 대본에서 나레이션의 기능이 쉬워진다. 숫자+짧은 문장의 조합으로 대본을 쓰면, 연출자는 자연스럽게 끊어 읽게 된다.
(1990년 쌀 기능 식품/ 2000년 유기농/ 2010년 웰빙) 말에 리듬감도 생기고, 청취자도 기억하기 쉬운 한 덩어리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어서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수정 전은 실제로 내가 클라이언트에게 받았던 초본으로, 오프닝에 속했기 때문에 인트로와 후킹이 추가로 필요해 보였다.
수정 전
최근 제지산업은 변화하는 소비 패턴과 환경 이슈에 맞춰, 점진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생활의 일상화로 인해 포장재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폐기물 배출량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강화에 나섰으며,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친환경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기업은 환경적 책임을 더욱 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수정 후
‘종이 빨대는 가짜 친환경이다?’
‘그린워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친환경을 향한 날카로운 검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3억, 35만 톤, 11월 24일. [오른쪽 정렬]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정답은,
택배 박스 33억 개,
폐종이류 35만 톤,
일회용품 규제가 시행된 11월 24일입니다.
[자막: 출처 - 2021년 한국통합물류협회, 2023년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비대면 생활이 정착되면서
종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쓰레기 배출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는, 택배사를 비롯한 유통 업체에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할 책임을 묻기 시작했는데요.
친환경은 더 이상 윤리적 이슈가 아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굳이 해설을 달아보자면,
수정 후
‘종이 빨대는 가짜 친환경이다?’
‘그린워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친환경을 향한 날카로운 검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인트로. 종이 빨대-가짜 친환경-그린워싱. 단어 위주로 후킹)
33억, 35만 톤, 11월 24일. [오른쪽 정렬]
(영상 편집자와 소통하면 좋다. 나는 각 숫자의 왼쪽에서 ‘택배 박스’, ‘폐종이류’, ‘일회용품 규제가 시행된’ 텍스트가 나타나게 해달라고 코멘트를 남겼다)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정답은,
택배 박스 33억 개,
폐종이류 35만 톤,
일회용품 규제가 시행된 11월 24일입니다.
[자막: 출처 - 2021년 한국통합물류협회, 2023년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이런 정보는 출처를 남겨줘야 한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니까. 또, 출처를 남겨주면 신뢰도도 더 높아진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비대면 생활이 정착되면서
(‘비대면 생활’에 대한 구체화 ->코로나19 추가)
종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쓰레기 배출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점 제시. 상대적으로 중요한 문단은 아님. 쉬어가는 단락)
이에 따라 국가는, 택배사를 비롯한 유통 업체에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할 책임을 묻기 시작했는데요.
친환경은 더 이상 윤리적 이슈가 아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자극적인 단어 제시. 앞으로 이야기할 주제 제시)
위 대본을 보면, 숫자는 정보를 팩트로 전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략)
[좋댓구알을 받는 대본에는 공식이 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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