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테일러 스위프트
내 첫사랑을 닮은 제이크 질렌할(요즘은 진짜 노홍철 닮은...ㅋㅋㅋㅋ).
이 둘이 사귀었다는 사실, 아세요?
벌써 25년 전의 이야기라는데 나는 최근에야 알게 됐다. 의외의 조합이라 신기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으니, 둘의 연애는 3달에 불과한데 이 연애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명반이 탄생한다.
바로 테일러의 4번째 정규 앨범 <RED>다. 이 앨범의 대다수 곡이 제이크 질렌할에 대해 쓰였고, 테일러가 월드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한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은 제이크를 향한 디스곡이다.
이 곡은 테일러가 제이크와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다 겨우 마음을 추스를 때쯤, 제이크의 친구가 나타나 '니네 다시 사귄다며?'라고 말하자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 스튜디오로 돌아가 25분 만에 만든 곡이라고 한다. 그것도 제이크 질헬란이 싫어한다는 버블검 팝 스타일로.
I'm really gonna miss you picking fights
네가 시비 걸던 게 정말 그리울 거야
And me falling for it screaming that I'm right
네 말에 속아 넘어가 내 말이 맞다고 소리 지르던 것도
And you would hide away and find your peace of mind
그러면 너는 어딘가로 숨어서 마음의 평화를 찾겠지
With some indie record that's much cooler than mine
내 노래보다 훨씬 좋은 인디음악을 들으며
Ooh, you called me up again tonight
오늘 밤 넌 또다시 나한테 전화했어
But ooh, this time I'm telling you, I'm telling you
근데 이번엔 진짜야, 진짜야
We are never 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우린 두 번 다시 만나는 일 없을 거야
We are never 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우린 두 번 다시 만나는 일 없을 거야
You go talk to your friends, talk to my friends, talk to me
넌 네 친구들한테 말하고, 내 친구들한테 말하고, 나한테 말하고 다니지
But we are never ever 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그렇지만 우린 절대로 두 번 다시 만나는 일 없을 거야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from Red
제이크를 향한 디스곡이 유명하지만, 테일러의 4집 대부분은 제이크와의 이별에 힘들어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이 앨범을 들은 제이크는 하나의 포토북을 보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3개월이라는 짧은 연애 동안 테일러에게 제이크는 명반을 만들게 할 만큼 강렬했지만, 괜찮은 남자는 아니었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영미권에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성대하게 기념한다는 테일러의 21살 생일에 잠수를 타고, 사귄 지 2달 만에 문자로 이별을 고하고선, 다시 만나자, 헤어지자를 반복했다고 한다.
이 시기 제이크는 나쁜남자, 바람둥이 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연애를 이어가는데, 사실 그는 순정남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연애사를 짤막하게 살펴보면,
먼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 2년 동안 만난 커스틴 던스트가 있다.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은 커플이라는데 이 커플도 몰랐다.
21살, 23살 꽃 같은 나이에 만난 두 사람은 많은 레전드 짤을 남기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2년 동안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연애의 마침표를 찍는데, 주변 사람과 팬들이 더 아쉬워한 이별이라고.
알려진 바에 의하면 차분하고 떠들썩한 곳을 싫어하는 제이크와 활기차고 파티광인 커스틴의 성격 차이로 제이크가 차였다고 한다. 한편으로 차분하고 파티도 안 가면서 연애가 끊이지 않는 제이크 질렌할 대단혀.
그리고 제이크 질렌한의 연애사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리즈 위더스푼이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그 언니!
제이크가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알려진 리즈 위더스푼. 3년간 연애했는데, 제이크의 누나 결혼식에 위더스푼도 참석하고, 위더스푼이 전남편 라이언 필립과 사이에서 나은 자녀들과도 가까이 지내며 진지한 만남을 이어갔다.
실제로 제이크는 위더스푼과 결혼을 원해 세 번이나 청혼했지만 위더스푼은 라이언 필립과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네 살 연하인 제이크가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될지 확신이 없었기에 연이은 청혼을 거절하고 둘은 결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즈음 제이크의 부모님도 황혼 이혼을 하며 그는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낸다. 그러고 나서 만난 연인이 테일러 스위프트다.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만나면 오랜 기간 상대에게 마음을 다해 항상 결혼설이 따랐던 제이크 질렌할은 연애 스타일이 180도 바뀌어 짧고 굵은 연애를 이어간다.
테일러의 4집 앨범 <RED>는 9년 만에 재녹음 앨범이 발매돼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특히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라는 'All too well'의 10분 버전이 큰 화제를 모으는데, 이 긴 곡이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다.
그 시절 테일러와 제이크의 모습을 반영한 단편 영화도 공개되는데, 이는 테일러가 직접 연출하고 각본을 썼다고 한다.
* You taught me about your past thinking your future was me
너는 나를 너의 미래라 생각하고, 너의 과거를 들려주었지
* And I was never good at telling jokes but the punch line goes
나는 원래 농담에 서툴지만, 이번 펀치라인은
I'll get older but your lovers stay my age
'나는 나이가 들지만, 네 연인들은 그 나이에 머물러'
* Just between us, did the love affair maim you all too well
우리끼리만 솔직해져 보자, 너도 이 사랑 후에 망가졌어?
Just between us, do you remember it all too well
우리끼리만 솔직해져 보자, 너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
Just between us, I remember it all too well
너에게만 솔직하게 말할게, 난 아직 너무도 잘 기억나
-All too well from Red
무슨 일이든 상대방 입장도 들어봐야 하고, 똑같은 상황이라도 서로의 기억은 다르다.
테일러의 관점에서 제작된 단편영화를 보면 3개월 동안 테일러에게 제이크는 너무나 사랑했지만, 끔찍한 기억이 대부분인 남자다. 이 단편 영화로 제이크는 오랜만에 테일러 팬들에게 신나게 댓글로 두들겨 맞는다(테일러는 미국 연예인 중 팬덤이 가장 강력하다고).
둘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나이 차 큰 커플이 겪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 같다. 나이 차이가 많아서 오히려 잘 맞는 커플도 있다지만, 둘은 애초부터 성향이 전혀 맞지 않는 느낌이다(실제로 제이크가 테일러와 만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그전에 만난 연인들과 너무 달라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3개월을 만났는데 샤우팅과 눈물이 대부분이라면 헤어지는 게 정답이다. 처음에는 고작 3개월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 그렇지 않다. 나 역시 2년을 만났지만, 기억에서 도려내고 싶은 사람이 있고, 사귄 적도 없이 고작 두 번밖에 만나지 못한 사람이지만 오랜 시간 마음에 머무르던 사람이 있었다.
기간은 중요하면서 중요하지 않다. 현재 내 마음이 어떠한지 가늠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나날이 훗날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보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
테일러와 제이크는 애초부터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이었지만, 테일러에게 제이크는 강렬한 스파크가 터지는 첫사랑 같은 존재였고, 제이크는 이미 불꽃을 다 쓰고 재만 남은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짧은 연애 중 하나가 누군가에겐 20년이 지나도 화제가 될 만큼 임팩트를 주는 사람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겐 그립기만 한 최고의 사람이 누군가에겐 천하의 나쁜 놈으로 기억되기도 하고.
테일러와 제이크의 연애사를 바라보며 사랑의 타이밍은 이토록 중요하고, 사랑이 얼마나 상대적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TMI: 이 글을 쓰며 테일러의 노래에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