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유발자들 7
회사는 자신의 생존에 급급해
조직이 갖고 있던 오랜 시스템을
잃어버리곤 한다.
처음엔 그것이
문제가 되는 줄도 모르지만,
마치 얼음이 녹듯이
변화는 조용히 일어난다.
긴 불황이었다.
직원복지와 임금 인상률은 줄었고,
직원들이 모이는 곳엔
어두운 이야기들만 맴돌았다.
그러나 진짜 회사의 악순환은
따로 있다.
회사가 잘 나갈 때엔
각 본부의 성과를 분석해서
치밀하게 보상 구조를 설계했지만,
긴 불경기에 못이긴
회사는 노조와의 협의 끝에
연봉협상을 단순화했고,
평가시스템의 엔진은 꺼졌다.
이 변화는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평가를 통해 권한을 보장받던
리더들은 권위를 잃었고,
보상을 위해 뛰었던 직원들은
투지를 잃었다.
보여주기식으로라도 일하던
사람들은 정치에 더 집중했고,
조직에서 키맨으로 불리던 사람들은
정치에 골몰한 사람들이 넘긴 일,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부가적인 업무까지
짊어지다가 나가떨어졌다.
그 결과 그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좋은 이직 기회를 얻어 회사를 이탈했다.
순식간이었다.
회사에는
이겨보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잔류하는 사람들만 남게 되었고,
본질에 집중하는 사람보다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남았다.
그러나, 이 변화는
회사 밖으로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재무제표나 직원수로는
드러나지 않는 회사의 가치,
직원들만 아는 그 가치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괜찮은 직원조차도
이 조직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온다.
바로 그 순간이다.
회사 직원의 대다수가 이탈을 마음먹는 순간.
이탈의 방법은 두 가지다.
이직을 결심하거나, 아니면 그곳에 고여있거나.
그들의 이탈은
회사의 핵심가치로부터의 이탈이다.
그런 뒤, 시간이 지나면
회사에게도 중요한 순간이 온다.
다시 회복의 기회가 왔을 때
함께 싸울 전사들이 모두 이탈해버린,
희망이 없는 순간.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계속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