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이야기 #12. 젓가락

조금 삐뚤어진 청개구리 이야기

by 반백이

어렸을 적

엄마, 아빠는 내게 올바른 젓가락질 방법을 끊임없이 가르쳤다.


하지만,

난 보란 듯이 반항했다.

어려워 보이지 않는 젓가락질 이었지만,

괜히 하기 싫었다.

나만의 스타일대로 젓가락질을 하고 싶었다.

왜 '젓가락질하는 방법'은 한 가지여야만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지금도 나만의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

면을 먹거나, 음식을 집거나 하는 건 아무 문제없다.

다만, 콩자반같이 조그만 음식은 먹기 힘들고,

김치를 한 손으로 찢을 수 없다.

그래서 엄마가 편리한 젓가락질을 그렇게 배우라고 했나 보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나에게 했던 수많은 잔소리들....

나는 청개구리 띠라서

부모님이 아무리 하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

해야만 하는 이유를 내 자신이 찾지 못하면

끝까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생이 피곤했다.


공부도 내가 하고 싶은 과목만 했고,

남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내가 좋지 않은 건 하지 않았다.

지금도 회사에서도 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을 시키면

쉽게 순응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 당시에는 흥미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길 수도 있는데 말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0년의 인생을 사는 동안,

지극히 내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좀 유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젓가락질부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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