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이야기 #13. 초록색 벌레

팅커벨, 회사에 방문하다

by 반백이

지난주 월요일,

아침 9시 30분에 출근해

날을 꼬박 새우고 그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근무했다.

정말 힘들었던 그 날의 새벽

초록색 벌레가 우리에게 날아 들어왔다.

벌레를 싫어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팅커벨이다!!"

라고 소리치자

그 벌레를 호기심 있는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초록색 벌레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 벌레는 몇 시간 동안 우리 주위를 맴돌았고

내가 손을 내밀자 한동안 내 손에서 떠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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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팅커벨을 닮은 그 벌레.

마치 요정이 날 지켜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고

하늘에 있는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그분이

나를 보러 초록색 벌레 모습을 하고 와 있는 것만 같았다.


징그러운 벌레라고 죽였거나

아예 무관심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그 날 새벽의 소소한 재미.

그 벌레 덕에

무척이나 힘들었던 밤샘 야근 중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몸은 천근만근 내려앉았지만,

팅커벨을 닮은 초록벌레 덕에

왠지 모를 웃음이 났다.


어쩌면

일상의 소소한 재미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