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이야기 #15. 자동차

공포증

by 반백이

어렸을 적에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내가 탄 차가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차를 타면 재미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TV와 온갖 매체에서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끔찍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보다 보니

언제부턴가 자동차를 타는 것 자체가 겁이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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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만 타면 마음이 너무나 불안하다.

신호 대기하고 있을 때는 뒤에서 갑자기 차가 들이박을 것만 같고,

차선 변경하면 옆 차가 달려들 것만 같고,

심지어 가만히 서 있는 차도 갑자기 돌진할 것 같고,


그래서 난 건물 안이나 집 안에 들어와 있거나

차가 다닐 수 없는 산책길이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


얼마 전에는 옆에 있는 사람을 승용차로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좀 심각한 병 아닌가 싶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모두들 각자의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뉴스에서 복탕을 먹고 죽었다는 사람 얘기를 들은 후부터 복요리를 먹지 않는다는 N양.

강아지만 보면 강아지 털이 내 목구멍을 막는 것만 같아 목이 조여온다는 Y양.

현관문을 열고 있으면 갑자기 강도가 들이닥칠 것 같아 더운 여름에도 문을 닫고 생활하는 S양.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조그마한 공포증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종류는 다르지만 크고 작은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사람들.

내가 굳이 보고 싶지 않지만 볼 수밖에 없는 수 많은 사건, 사고 때문에

공포증이 생긴 것 같아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난 언제쯤 자동차 공포증을 극복하고 운전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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