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작년 가을.
강화도에 있는 하나와 앨리스라는 펜션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날 저녁 바베큐장에서
목살, 삼겹살 맛있게 구워먹고 있는 데
어디선가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유난히도 불쌍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난 그 길고양이가 끼니를 제때 챙겨먹지 못하고 다닐 것 같다는 생각에
고양이에게 고기 한 점을 건네주었다.
그랬더니 고양이는 고기를 바로 먹지 않고
어디론가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나타난 고양이.
고기를 주니까
바로 먹지 않고 또 어디론가 사라졌다.
직감에
자기 새끼를 먹이려고 고기를 가져가는 것 같아
따라가 보니
정말로 새끼에게 고기를 건네주는 것이 아닌가.
'아... 인간이나 동물이나 모성애라는 것이 이런 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뭉클해졌다.
평소에 길고양이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기 새끼를 살뜰히 챙기는 고양이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자기는 굶더라도 새끼에게는 맛있는 걸 먹이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져서 짠했다.
홀쭉하게 들어간 배가 안쓰러웠다.
저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면 얼마나 힘들까 불쌍했다.
우리는 고양이에게 고기를 넉넉히 챙겨줬고,
고양이는 새끼와 함께 양껏 고기를 먹었다.
난 마치 불쌍한 고양이를 구원해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그리고 얼마 후,
펜션 주인아주머니가 그 고양이를 친근하게 불렀다.
그리고선 하시는 말씀
"얘가 하나고 얘가 앨리스예요. 그래서 우리 집 펜션 이름이 하나와 앨리스예요."
헐......
길고양이라고 생각 하고 그 고양이를 봤을 때는
한 없이 불쌍하고 모성애 가득한 고양이로 보였는데
펜션 주인분의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왠지 모를 배신감이 느껴졌다.
털도 유난히 고와 보이고, 홀쭉한 배는 철저한 몸매 관리의 결과물 같았다.
웃기지만 그들에게 건넨 고기가 조금 아까워지는 기분이었다.
이 좋은 펜션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사는 고양이의 팔자가 내심 부러웠다.
별 것 아닌 사건이었지만 그때 느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