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을 지방에서 보낸 나는
방학 때 가끔 놀러 가는 서울에서의
지하철이 마냥 신기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마치 외국여행을 다녀와 그 기념품으로
여행지 입장권, 그 나라의 지하철 카드를 모으는 것과 같이
지하철 티켓이 기념품이었다.
사용하고 남은 지하철 티켓을 고이 모셔가
지갑에 넣고 다녔다.
마치 행운의 상징처럼...
그 당시 내가 느끼기에는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문 읽거나
영어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무언가에 몰두해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마음에 그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또, 버스를 타면 두 손이 자유로운 걸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지하철 고수들은
손잡이를 잡지 않고 지하철을 타는 모습이 참 신기해 보였다.
이 멋지고 신기한 지하철을 타고
매일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대학을 무조건 서울로 오고 싶었다.
그렇게 내 소원은 이루어졌고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때 내가 지하철에 대해 느낀 경외심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지만
그 당시의 순수함이 조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