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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사진방 Jan 12. 2023

멸종의 속도

동물원이 내게 의미하는 것

   동물원은 진기한 곳이다. 평소에 볼 수 없는 동물을 볼 수 있게 때문이다. 

   그런데 왜 보고 싶은 것일까? 

   경이로움?  

   '귀엽다', '예쁘다', '멋있다', '놀랍다'.

   거기에 '무섭다', '징그럽다', '재미있다'도 추가해 본다.

 

   보고 싶을 때 언제나 볼 수 있도록, 동물들은 서식지에서 포획되어 지구 반대편으로 보내져 좁은 울타리에 가두어졌다. 예전에는 인간 동물원도 있었지만, 인간은 더 이상 진기하지 않았고 윤리적인 이유로 사라졌다. 사람들은 아직 동물원에서 윤리를 떠올리지 못한다. 동물원이 사라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동물원은 사람이 자연을 어떻게 여기는지 보여준다. 사람은 동물뿐만 아니라 자연도 가두고 싶어 한다. 자신의 이성 안에 모든 것을 집어넣고 언제건 꺼내서 좋은 느낌에 취하고자 한다. 그것은 섭취, 섹스와 닮아있다. 동물은 필사적으로 섭취하고 섹스한다. 왜 그러는지 스스로는 알지 못한다. 


   사람은 동물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당신의 슬픔, 행복,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동물도 그와 비슷한 것을 느끼지만, 사람은 더 많은 '너', 인간, 생명, 자연의 슬픔과 행복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움직인다. 천천히 움직이거나 빠르게 움직인다. 그들은 살아있다. 움직임은 시간을 일으킨다. 우리가 동물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 움직임을 통해서이다. 울타리를 맴돌거나, 나무등걸에 걸쳐있거나, 비위에 올라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움직임을 사진으로 찍으려 하자 배경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가 그들을 보려고 하면 할수록 사라진다. 동물원에서 봐야 할 것은 모든 동물, 생명, 그리고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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