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온도를 높이는 법
함께 일하는 팀 안에서,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우리는 종종 말을 하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하려 합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대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주길 바라는 기대, 혹은 표정과 몸짓만으로 전달되는 비언어적 신호들. 우리는 이런 ‘무언의 대화’ 속에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관계가 좋을 때는 무언의 대화도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말없이 건네는 미소 하나로 마음이 통하고, 작은 몸짓 하나에도 따뜻한 배려가 스며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말하지 않는 사이 오해는 쌓이고, 침묵은 벽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무언의 대화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역동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분위기가 활기차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지, 혹은 묵직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감지됩니다. 명절 가족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혹은 팀 내 코칭을 진행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말하지 않아도 조화로운 흐름이 이어지고, 어떤 순간에는 침묵이 갈등의 신호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누군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는 누가 먼저 말할지를 두고 조용한 줄다리기를 합니다.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하고, 괜히 혼자 나서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몰토크를 시작하는 사람은 관계 속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는 사람입니다. 마치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것처럼, 작은 대화의 움직임이 무언의 벽을 허물고, 서먹했던 분위기를 따뜻한 소통으로 바꿉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먼저 건네는 한 마디가 관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기보다는, 내 생각과 마음을 협력시켜 표현하는 연습을 미리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면,
어색한 분위기에서 “오랜만이야,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먼저 안부를 건네기
다소 서먹했던 동료에게 “그 프로젝트에서 네 아이디어 덕분에 방향이 잡혔어. 정말 고마웠어”라고 구체적인 칭찬을 전하기
가족 모임에서 미묘한 긴장감이 흐를 때, “예전에 우리 어릴 때 이런 일이 있었잖아”라며 가벼운 추억을 꺼내 분위기를 풀어가기
팀 회의에서 의견을 내기가 조심스러울 때, “제 생각엔 이런 방향도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부드럽게 의견을 표현하기
이처럼 작은 한 마디라도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조율하여 표현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무언의 대화 속에서 감지되는 미묘한 기류를 놓치지 않고, 말하지 않아서 생긴 거리감을 대화로 채워가는 것, 그것이 바로 관계를 돌보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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