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써서 얻은 것_ 결국 답은 준비였다'
한동안 마음을 무겁게 했던 미팅이 있었다. 중간 과정을 점검하는 자리였지만, 잘못하면 평가의 장이 될 수도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분들과 마주해야 했고, 중요한 고객사도 참석하는 회의였기에 부담감이 커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구두로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었지만, 상대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간단히 정리해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늘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전날 밤이 되어서야 급하게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미리 좀 하지! 왜 꼭 전날 밤에 이렇게 부산을 떠는 걸까?"
하지만 돌이켜보면, 단순히 미루었던 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내 나름대로 자료를 더 잘 정리하려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선명해진 핵심을 꺼내 놓을 수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늘 이런 미팅을 피하고 싶어 했다. 뭔가를 증명해야 하거나, 과정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자리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진심을 담아 말하고, 함께 논의하고 조율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완벽한 자료가 아니라, 맥락을 짚고 성실하게 전달하는 태도였다.
또한, 전날 급하게 만든 자료가 오히려 정리가 잘 된 이유는 사전 준비 덕분이었다. 그동안의 업데이트 과정과 자료가 쌓여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에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 준비는 때로 빛을 발할 기회를 기다리는 법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구하는 건 결국 겸손한 사전 준비와 선입견 없이 현재에 집중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사실, 신경이 쓰였던 이유 중 하나는 중간 점검에 대한 내 기준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만하면 됐다."
이제는 남은 프로젝트를 협력하며 재미있게 마무리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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