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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윤 Sep 14. 2023

힘든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쓰는 위로의 편지

오늘 하루, 어쩌면 이번주, 아니 어쩌면 지난 세월 내내, 힘들었을 당신을 위해 편지를 씁니다. 오늘 쓰고 싶은 글이 있었는데 마음속 가득히 당신이 떠올라서 당신을 위한 진솔한 글을 써보고 싶어 졌습니다.


힘들죠? 이번주에 당신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했던 자책의 말들을 들으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날 밤 깊게 잠들지 못했어요. 계속 깨서 눈을 뜨면 그 말들이 생각났어요. 왜 우리는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대해 내 탓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남일 같지가 않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설사 자신의 탓으로 무엇인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며 그날 하루 고생한 당신 자신에게 당신이 되돌려주는 가혹한 말들이 가슴을 찔렀습니다. 마음속 깊이 실수한 자신을 용서해 주면 안 되는지 당신에게 애원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마치 당신이 되어 그 말을 듣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아렸기 때문입니다.


당신조차 외면하며 쏟아낸 말들을 듣고 있을, 그날 지쳐있을 당신의 가슴 한 구석을 제 마음속에서 꼭 안아줬습니다. 대신 위로를 전했지요. 수많은 세월 애써왔던 당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충분히 노력했고 충분히 성실하고 선한 사람입니다. 때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당신은 말하죠.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요. 아니요,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슬퍼하고, 때로는 우울해하고, 때로는 어두운 모습을 보이며 살아갑니다. 그 모습을 더하고 생각해도,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도,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이번주 힘든 일이 있었을게 뻔한데도 괜찮다고 애써 침착하게 말하는 당신의 목소리가 생각이 납니다. 저는 아주 보잘것도 없고, 사실 좋은 조건의 사람도 아니고, 당신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큰 힘이 못 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힘들 때 항상 곁에 있어줄게요. 당신이 지금 만약 불안한 마음에 최악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면 괜찮습니다. 제가 정신을 잘 차리고 있으니까요.


저는 이번주에 저를 잘 위로했습니다. 이번주 저는 당신이 걱정되고 한편으로는 불안했습니다. 그럴 때에 저는 저를 위로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의 힘든 상황을 듣고 걱정을 더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담담한 위로를 주고, 당신에게 힘이 되고 싶어 자신을 더 사랑하고 더 위로하며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괜찮았습니다. 당신이 처한 모든 상황이 수월하게 지나가기를, 당신이 정말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만나기를 기도하면서도 저 자신을 위해서도 같은 말을 들려줬지요.


그리고 당신에게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이 거창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특출 난 경험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저 이거 하나만 알 것 같습니다. 때로 내게 닥쳐왔던 힘들었던 경험은 모두 변화를 위한 밑거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인생이 어둡고 우울하게 생각했지만 어린 마음에 섣불리 내린 결론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제 내면을 변화시켰고 진정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주었습니다.


그 뒤로도 많은 일들이 그랬습니다. 어둡고 축축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은 경험들은 모두 변화를 위한 발판들이었습니다. 더 배우고, 성장하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당신의 지금의 일들이 혼란스럽더라도, 이 일들을 당신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위기 신호처럼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이제부터 당신만의 진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올해 많은 변화가 필요한가 봅니다.


그래서 당신을 걱정하기보다는 당신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간절히 바라봅니다. 당신이 좀 더 가벼워지기를, 당신의 가슴을 옥죄던 많은 것들에서 자유로워 지기를, 진정한 기쁨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지금 이 순간에 만난 모든 사건과 경험들이 당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삶이 수월하기를, 행복하기를,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이 선물처럼 찾아오기를. 그래서 우리,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저 달빛처럼 말간 얼굴로 내면에 어떤 거리낌도 없이, 투명한 즐거움으로 마음껏 웃을 수 있기를. 그리고 이번 인생 참 좋았다고 함께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2023년 풀벌레가 우는 이른 가을밤


PS: 당신은 귀한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있는 그 귀한 면들을 저는 사랑하고 있어요. 남모르게 아껴주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당신의 모습을 당신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도 당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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