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먼지의 꿈
여기 나라는 코스모스의 먼지가 앉아 있습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자면 하등 필요도 없는 하잘 것 없는 고민을 안고 말이죠.
사실 이번 연재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다가 시작했습니다. 코스모스 책은 과학 서적이지만 이상한 힘이 있는 책입니다.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함에도 가슴속에 기이한 웅장함,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인류가 고정관념과 편견을 극복해 오며 우주적 진실에 다가가는 역사, 이 거대한 우주의 탄생과 죽음을 읽노라면 이 장구한 세월 속에 나라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꾸 되묻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는 이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저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구성하는 물질과 다를 바 없는 원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우주와 나는 다를 바 없습니다. 동시에 나는 광대무변한 우주의 아주 작은 먼지 조각으로 우주적인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을 찰나를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이 우주의 아주 작은 역할만을 담당할 뿐인 먼지일지라도 먼지로써 가장 빛나는 역할을 하다 찰나를 반짝이며 사라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꿈을 꿉니다. 꿈이란 가능성입니다. 그리고 혹자는 꿈은 허망하다고 말합니다. 허황되다고도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나이 값을 하는 일이고 이성적인 일이라고. 그래서 꿈 깨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상상조차 못 할 일은 일어나지 못합니다. 미래가 상상이 되지 않은 관계는 시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사회가 상상력이 부족하면 해오던 대로만 하게 된다고들 합니다. 하물며 한 사람의 인생이야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밑밥을 깔고 제 꿈을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연재의 마지막화인 데다 우주의 먼지로 살아가더라도 찬란한 먼지가 되고 싶은 나는 ‘어떻게 살고 싶나요?’라는 물음에 답해야 하기 때문이죠.
나의 꿈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꿈속에서 나는 조직생활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부터는 주어진 비전이 아닌 내가 창조한 비전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상사와 후배보다는 동료가 모이길 바랍니다. 함께 가치 있는 것들을 일구어나갈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하루 8시간 업무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에 의해 자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하는 삶을 꿈꿉니다.
그 꿈에서 나는 일을 즐깁니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일이 기껍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나는 창조자이며 창작자로 살아갑니다. 주어진 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고 만들고 창조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평생 읽고 쓰는 일을 하면서요.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하며 풍요로운 삶을 마칩니다.
죽기 전에 나는 이번 생이 참 감사했음을 고백합니다. 주어진 잠재능력을 충분히 발현하듯 살았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노력했으며 즐거웠노라고. 자유롭게 여행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가슴 깊은 교류를 하며 재미있게 지냈노라고. 그리고 나의 몸은 죽어 흙이 되고 오랜 세월이 흘러 원자가 되어 이 우주 어디에선가 또 다른 별로 태어날 것을 상상하며 미소 짓는 얼굴로 눈을 감습니다.
이것이 우주의 먼지인 나 자신이 살고 싶은 인생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도 당신이 꿈꾸고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