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kah Smasta Sukhino Bhavantu
생애 첫 스키를 타러 갔다. 항상 처음은 낯설고 무섭다. 연습자들이 타는 코스에서 타다가 초급으로 옮겼는데 두려움이 밀려왔다. 스키라는 장비가 내 발에 있는 감각부터 미끄러지는 감각까지 모든 게 낯설다. 낯설어서 무서웠다. 내가 제어가 안 되는 느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_ㅜ)
초급코스를 포기하고 다시 연습자용 코스로 돌아와 넘어지고 실수하며 배우길 반복한다. 무빙워커를 타고 오르는 동안 보이는 달이 참 맑고 밝다. 맑은 달을 보며 내 마음이 기쁘고 충만했다. 날이 참 좋다. 내가 살아 있어서 참 좋다. 무엇이든 해볼 수 있어 참 좋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여건이 그저 감사하고 고맙다.
그리고 아무 맥락 없이 글을 쓸 수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표현할 수 있고 표현할 방법이 있어서 감사하다. 마음의 어떤 소리든, 내가 느끼는 감정 어떤 것이든 진솔하게 내뱉고 책임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글을 씀으로써 위로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글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러므로 언제든 글을 쓸 적에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자. 잘 보이길 원해서 쓰는 글도, 잘 썼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글도 아니길 진심으로 기도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이제 마흔에서야 만나는 선물이다. 표현할 길이 없고 입 밖으로 내보낼 방법을 몰라 안으로 안으로 담아왔던 것들을 이제야 하나씩 꺼내본다. 부끄럽게 혼자 만들어 왔던 생각들, 나의 감정들에게 글로써 자유롭게 살아도 된다고 공간을 내어준다. 그렇게 내 마음은 흐르고 돌고 돌아 세상으로 나온다. 세상에 나온 것들은 이제 내 것이 아니다. 누군가 읽고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그들의 몫이다.
그러므로 나는 현재에 충실하기만 하자.
그러므로 나는 마음에 떠오르는 글을 쓰자.
그러므로 나는 머리가 영리하게 파헤치는 생각들만 글로 쓰려고 하지 말자.
그러므로 나는 세상을 나누고, 분리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글을 쓰지 말자.
무엇이든 진실되고 바라보고, 멈추고 관찰할 수 있는 글을 쓰자.
Lokah Smasta Sukhino Bhavantu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의 생각, 말, 행동이 어떤 식으로든 모두를 위한 행복과 자유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