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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윤 May 25. 2023

오늘 하루는 이랬습니다.

짧은 글을 쓰고 싶어서 감사한 것들을 써봅니다.

1.


오늘 아침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마음이 가볍고 몸도 가볍게 느껴졌어요.

출근해서 동료들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더 좋더군요.

만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잠시 나눈 담소가 즐거웠습니다.

시답잖은 이야기들 뿐이지만 즐거움을 나눈다는 것은 대단합니다.

마음이 간지러웠어요, 무엇인가 샘솟는 것 같은 생기가 생기고

이런 마음은 웃음과 미소로 나타나고, 그것을 보고 상대편도 웃습니다.

내 기분이 그의 기분이 되고 그의 마음이 나의 마음이 됩니다.

오늘 글을 쓰는 순간에 이것이 인간이 가진 위대한 재능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우리에게는 이런 능력도 있습니다.

연결하고, 연결되고, 주고, 받고, 하나가 되었다가, 따로가 되었다가.

고맙습니다.


2.


미팅을 하러 나가는 길 맑은 햇살이 기분이 좋습니다.

아파트 사이로 드러나는 파란 하늘, 둥실 떠다니는 구름,

길거리에는 가로수가 있고 바람은 살랑살랑 붑니다.

잠시 그 순간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차에 앉아 있고 이 모든 광경은 저와 함께 했습니다.

나른한 기분이 들고, 졸린 것 같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풀어집니다.

기분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고, 미팅의 목적도 기쁨을 위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요, 그 순간에는 나의 뇌는 세로토닌으로 흠뻑 젖어버렸습니다.

행복과 이완의 호르몬과 함께 했어요.

그리고 저는 도시에서 보이는 자연과도 함께 했습니다.


3.


하루 종일 구박을 했습니다.

이 몸에게 요.

툭 튀어나온 뱃살, 빵빵한 볼살도.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한숨을 쉬었어요.

지금 이 시간, 몸에게 괜히 미안해집니다.

뻑하면 구박을 하네요.

몸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요.


하지만 오늘도 잘 움직이고 잘 먹고, 건강했습니다.

요가를 했고, 완벽하진 않았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 했어요.

벌리고, 세우고, 늘리고, 조이고, 몸의 구석구석을 썼습니다.

몸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언제나 부족한 것 같은 건 정작 몸이 아니라 내 생각이지요.

몸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깨어나고, 기쁨에 넘칩니다.

피가 돌고 손발이 따뜻해지고, 어깨는 풀리고 조금은 나른해졌어요.

몸은 기분이 좋은데, 머리는 여전히 부족한 것만 같습니다.

이 정도라면 아직 칼로리를 덜 태웠어.. 하는 마음이 이네요.


다시 손 끝을 바라봅니다.

오늘도 사실 애썼습니다.

체온을 유지하고, 모니터를 바라보고,

키보드로 타자를 치고, 말을 하고,

음식을 소화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고,

걷고, 앉고 부지런히 몸은 하루를 살아왔습니다.

고맙습니다.


4.


무엇보다도 오늘 하루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나는 충분합니다. 그런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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