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장-모네상스 대표
사진 ⓒimagerepublic/www.irepublic.kr
인간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주는 인문학은 어쩌면 ‘나’라는 한 사람을 탐험하는 여행일지 모릅니다. 그리스 여행에서 폐허가 된 고대 그리스 극장을 보고 이곳에서 열렸을 비극 공연 <오레스테이아>를 떠올렸다는 강신장 대표. 그의 인생에 제3의 눈을 뜨게 해준 고대 그리스 여행을 소개합니다.
사진 ⓒ 전문식
루이 비통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훌륭한 여행에는 루이 비통 가방이 있어야 한다’는 여행 동반자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때로는 마음이 놓이는 곳이 집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나온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영화 촬영장에서 캠페인 사진을 찍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커플 앤드리 애거시와 슈테피그라프는 ‘사랑보다 더 큰 여행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다’라는 뜻을 전합니다. 아폴로 우주 비행사 3명이 함께 촬영한 광고에서는 ‘어떤 여행은 인류를 영원히 바꾼다’고 적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여행하는 인간, 즉 호모 트래블러스입니다.
여행은 낯선 것을 만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름답고 탁월한 것을 만나면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되지요. 나를 더 멋진 삶으로 인도하고 새로운 것을 꿈꾸게 하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여행은 어쩌면 새로운 나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지도 모릅니다.
그리스 여행은 저를 새로 태어나게 한 여행입니다. 제게 그리스 극장과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습니다.세게스타에서 본 1,000석 규모의 작은 극장부터 완벽에 가까운 기하학과 균형미를 보여주는대형 극장인 타오르미나 원형 극장까지 그리스 고대 극장을 두루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극장을 둘러보는데 여행 가이드가 뜬금없이 “고대 그리스에는 극장이 몇 개나 있었을까요?”라고 묻더군요. 그리스 고대 극장은 지금으로 치면 멀티플렉스와 비슷한시설입니다. 2016년 현재 한국에는 300여 개의 멀티플렉스가있습니다. 2,5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에는 900개의 극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엄청난 숫자지요. 왜냐하면 매일 비극을 공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에는서바이벌 오디션처럼 비극 경연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리스 비극 3대 작가 중 하나인 아이스킬로스는 이 대회에 계속 도전한 끝에 45세의 나이에 데뷔합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우승을 13번이나 합니다. 이 사람의 대표작은 <오레스테이아 3부작>입니다.
1부에서는 트로이전쟁 때 그리스군 총사령관으로 나가는 아버지 아가멤논이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바치고, 이를 전해 들은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남편에게 분노해 남편을 살해합니다.
2부는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살해하는 이야기이고,
3부는 아폴론의 명을 받은 아들 오레스테스가 아테네로 가 여신 아테나가 연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배심원 재판을 통해 법에 대한 정의를 실현한 아테네 민주주의 체제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딸을, 아내가 남편을,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패륜적인 사건이지만 모든 비극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비극은 누가 옳으냐를 따지기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따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근대 사법 제도의 원형이 탄생합니다.
고대 그리스는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비극을 매일 접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삶의 문제를 반추하게 합니다. 니체가 쓴 <비극의 탄생>을 보면 그는 예술을 건축, 조각, 회화처럼 형태가 있는 조형 예술 즉 이성과 지성의 힘이 지배하는 아폴론 세계와 춤, 음악, 극처럼 형태가 없는 예술이자 도취의 예술인 디오니소스 세계로 구분합니다. 아폴론적 에너지와 디오니소스적 에너지가 합해졌을때 이른바 대박이 나는 것이지요. 이성과 야성, 절제와 충동, 균형과 광기 같은 상극의 에너지가 충돌해 무언가를 만들면 하모니가 됩니다. 예술에는 이 두 가지 에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 비극에는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야성과 광기로 흘러온 이야기가 결국 나를 차분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을 하는 여행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그리스 여행이 제 인생을 바꾼 것처럼 여러분도 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ING생명 2016 <드림파이> 렉처콘서트에서 진행된 강의를 요약한내용입니다.
진행 박선영 기자 글 임나리 기자사진 전문식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나를 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행은 평소 보지못했던 아주 특별한 아름다움, 탁월함을 찾아 나서는 과정입니다. 유난히 아름답고 탁월한 것을 만나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부족하고 초라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내가 하는 것도 이렇게 아름답고 탁월할 수는 없을까?’라며 되돌아보게 되지요.
이렇듯 여행은 우리가 평소 꾸지 못했던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재탄생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강신장 대표는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시절 세계 최초로 경영자들을 위한 온라인 영상 지식 서비스 ‘SERI CEO’를 만든 주인공입니다. 정해진 길보다는 새로운 길을개척하는 ‘창조 프로듀서’를 자처하는 강신장 대표는 현재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우리 모두의 르네상스를 돕고자, 문학 콘텐츠 서비스 기업 ‘모네상스’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About
타오르미나에 있는 그리스극장은 기원전 3세기에 지어진 반원형의 극장입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 위에 세워져 경치가 뛰어납니다. 시칠리아 엽서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요. 극장은 보존 상태가 좋아 지금도 다양한 공연이 열립니다.
여름에 이곳에서 발레, 콘서트, 연극 등이 열리므로 관광 안내소에 문의하면 야외 공연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저녁 7시까지 열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오후 4시면 문을 닫습니다. 입장료는 8유로.
Programs
타오르미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에 영화와 인연이 깊은 도시입니다.
영화 <그랑블루>의 촬영지인 이솔라 벨라 해변도 유명하고, 근처 도시 사보카는 영화 <대부>의 촬영지로 덩달아 인기 있는 여행지입니다. 또 여름마다 열리는 타오르미나 영화제는 유명 배우, 영화 관계자들이 방문하며 도시를 활기차게 합니다. 타오르미나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는 미리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www.taorminafilmfest.net,www.taoarte.it)
Getting Here
타오르미나 시내로 오려면로마에서 국내 항공편을 이용해 카타리나로 가면 됩니다.
타오르미나로 오는 항공편은 국영 항공사인 알 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는 로마에서 타오르미나로 오는 기차를 이용해도 됩니다. 이탈리아 국영 철도인 트렌이탈리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Area
이탈리아 지도 가장 아래있는 시칠리아. 이곳의 북동부에 자리한 도시가 바로 타오르미나입니다. 외부 침략에 대비해 절벽 위에 세워진 요새 같은 도시지만, 지금은 휴양도시로 유명해 여름이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휴가를 즐기러 온 관광객으로 북적거립니다.
Stay
산 도메니코 팰리스 호텔(San Domenico Palace Hotel)은 15세기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오렌지나무가 있는 정원이 멋진 곳입니다. 시내에 있는 애시비 호텔(The AshbeeHotel)은 유명한 영국 건축가 C.R. 애시비가1908년 지은 시칠리아 양식의 빌라로 우아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수영장도 멋집니다.
Tip
시칠리아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도 얇은 점퍼를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따뜻하지만,
일교차가 심하니 대비하는게 좋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미슐랭 가이드에 올라오는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프린시페 세라미(Principe Cerami), 알 두오모(Al Duomo) 등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