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카페
도서관에서 매번 호기롭게 책을 빌리고, 결국 다 읽지 못한 책은 연장 신청을 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 권은 그래도 어느 정도 다 읽어서 반납을 하러 왔다는 사실이겠다.
도서관이자 학교 근처에 추천받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엔 근처에 갈 카페가 너무 없어서 참 애를 먹었던 것 같다. 적당히 비싸도 좋으니 맛있는 곳을 가고 싶었건만. 사실 이 카페도 가격이 2500원이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우려와는 달리 단맛이 괜찮아 조금 놀랐다. 2500원에 이 정도라니 하며. 다만 앉아있으려니 카페 내부는 너무 바빠 보여 잠시 있다가 자리를 비웠다. 교내에 앉을자리는 많으니까.
교내엔 이제 사람이 예전만큼 많은 것 같지가 않은 기분이다. 이제 대면 수업을 할 텐데, 북적이는 정도가 크게 줄어든 것 같달까. 뭔가 몹쓸 말 같이 들리네.
과거엔 인간의 온기나 숨결 같은 집단적 감각에 대해서 많이 불편해했던 때가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억지로 그 감각에 동화되지 않고 주변인으로 남아서 받아들이기만 하니 그 역시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사람을 늘 필요로 한다. 그냥 거리만 잘 조절하면 되는 것 아닐까.
커피를 어느 정도 마시고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에 쳐진 가림막이 있어 타인의 모습이 절반 이상은 보이지 않게 되어있는 걸 보았다. 누군가는 이걸 두고도 삭막하다고 표현할까. 나는 이런 감각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때론 조금 떨어져서 지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너무 떨어져서 함께할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지? 그건 생각을 못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