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형인걸
부지런한 사랑을 다짐할 무렵
이웃 한 분이 말을 건네 온다.
“엄마가 그리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40년 전 엄마 손 잡고 거닐던 남대문 시장 골목길
깨끗한 첫 물을 찾아 새벽녘 들어간 목욕탕
낮잠을 깨우던 막걸리 냄새 강렬한 술빵
공유된 시간을 향한 그리움 뒤로
넘치는 부요함이 내게 온다.
써도 써도 줄어들지 않는 화수분처럼
만기를 앞둔 통장이 몇 개나 되는 것처럼
우리는 나란하다.
손을 내밀면 공간 사이의 감각이 느껴진다.
만져진다.
늦잠을 자면
“가난이 몰려온다"라고
더 가지고 싶어 하면
“나눠줘야 복 받는다”라고
늦었다고 망설일 때면
“네 나이면 산도 옮기겠다”라고
운전을 못해 쩔쩔매면
“그렇게 무섭냐, 어찌 그리 겁보냐”라고
날 겉절이를 허겁지겁 먹어대면
“그만 먹어라. 속 버린다"라고
엄마의 잔소리는 무한 도돌이표다.
매 순간 지지고 볶다 보면 그리워할 틈도 외로울 새도 없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다.
이게 이웃님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