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 기간엔 김민철 작가의 '무정형의 삶'을 읽으며 '김민철이 발굴한 파리'에 다녀왔다. 나는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책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프랑스의 '파리'라기보단 김민철 작가가 보낸 파리에서의 생활에 대해.
나도 특정 장소, 분위기에 깊은 애착을 갖는 편이라 퐁피두 센터를 가보고 파리에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작가의 마음이 이해됐다. 작가는 퇴사 후 그렇게 가장 좋아하는 곳(파리)에서 두달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문장이 쉽게 읽히고 좋아서, 그리고 너무나도 내 취향의 생활이라서 몰입도가 엄청 높았다. 나도 파리에서 그녀와 함께 치즈를 고르고 그림 앞에서 넋을 놓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열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이 책이 아주 맛있는 초콜렛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종종 책을 덮고 외국어 공부를 하러갔다. 맛있는건 아껴먹어야 하는 법이니까.
그래도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파리에서의 소박하고 소소한 일상들을 적은 글인데도 왜 이렇게 숨가쁠까. 재미있고 즐겁고 아름답고 마음이 열려있는 것들이 숨돌릴 틈도 없이 몰아치는 시간을 그녀가 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빵 냄새를 맡으며 이불속으로 파고들던 평온한 순간에조차.
물론 작가가 경험한 파리는 여행자가 발견한 파리이고, 거기 사는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파리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의 발견 역시 하나의 소중한 관점 아닐까. 아무런 책임에 얽매여있지 않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보는 파리도 역시 파리인건 마찬가지니까.
작가가 발견한 파리는 나에게도 매력적이었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