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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Sep 27. 2024

나를 돌보는게 힘들 때도 있다

한장의 자기돌봄

내 마음을 돌보기 위한 것들은 별게 없다. 적당한 간격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취미생활 하기, 전시회 다니기... 누군가에겐 재미있고 당연한 일상일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마음 돌보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우연히 이런 것들을 해보니까 마음이 좋아했다. 샤워하고나면 몸이 개운해지고 장미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그래서 그 뒤로는 마음을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한다.


한그릇의 자기돌봄


하지만 이런 일들이 쉽지만은 않다. 우울 또는 사회공포증의 영향일까... 아니면 몸이 느끼는 피로감일까. 정말 하기싫다, 힘들다라고 느껴질 때도 많다. 예매를 해놓지 않으면 안가게 되니까 주로 무료 전시보단 유료 전시를 보러 다니는 편인데, 전시회 티켓을 이 악물고 구매할 때도 있다.


그래도 이런 노력을 하는게 나에겐 도움이 된다. 막상 다녀오면 기분이 좋고(해냈다는 성취감, 벗어났다는 해방감, 전시 자체의 즐거움), 또 얼마나 가기 싫은지를 잘 살펴보면 내 몸 또는 마음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가기 싫다면 진짜 피곤하거나 진짜 우울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의 본능이 자기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거라는 말은 자기돌봄이 당연히 최우선이 된다는 말과는 다른 것 같다. 돈같은 외적인 부분, 최소한의 생존에서는 자기 이익을 당연히 챙기지만, 몸이나 마음을 챙기는건 다른 문제같다.


자기돌봄에는 매일 세수를 해야하는 것처럼 매일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건 때로 너무 지겹고 벅찬 노동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해야만 한다는걸 아니까 하고있다.


그래서 항아리 속의 물을 어느정도 찰랑찰랑하게 유지하고 있다. 엄청 행복하진 않아도 엄청 불행하지도 않다. 힘들게라도 겉으로나마 많은 퀘스트들을 깨면서 살아간다. 그 퀘스트들이 모여서 내 인생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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