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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Oct 07. 2024

사회로 돌아올 때 의외로 필요했던 것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접고 사회로 돌아올 때, 뜻밖의 장벽은 엑셀이었다. 누군가에겐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진짜다.


컴활이 졸업요건도 아니었고, 취준을 해본 적도 없었기에 내 엑셀 실력은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무직에서는 엑셀이 필수라는걸 뒤늦게 (취직 후에;;) 알게 됐다. 엑셀을 사용할 수 있고 없고가 업무 시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엑셀을 못 다룬다는건 상식밖의 일이라는 것도 직장에서 처음 알았다.


마침 엑셀 기초 교육이 있어서 이번에 들으러 가게 됐다. 오늘이 첫 수업이었는데 죽을... 정도는 아니고 토할 뻔했다. 하루종일 엑셀 수업만 들으려니 힘들었다.


다행히 선생님은 우리가 엑셀을 전혀 모른다는걸 전제로 진짜 기초부터 가르쳐주셔서 알아듣고 따라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너무 많은걸 넣어서 이게 머리에 남아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거품이 넘쳐흐르는 맥주잔이 된 기분...



오후 2시쯤엔 영혼이 유체이탈했고, 고구마 치즈케익으로 당 충전을 해서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있었다. 내일은 간식을 더 많이 가져와야겠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그동안 수제(?)로 해왔던 것들을 단축키 하나로 해결하는 신기한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예 안 당해보고 수업을 듣는 것보단 당해본 상태에서 듣는게 훨씬 잘 들어오는 것 같다:)


복습하려고 했는데 뇌정지 상태라 포기했다.


집에 가면 샤워하고 바로 잠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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