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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r 08. 2023

우울의 바다에 구명보트 띄우는 법

2021년에 나온 책을 이제 소개하는 이유


2년만의 책 소개


우울증 기간 동안 이 브런치에 썼던 글들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우울의 바다에 구명보트 띄우는 법(출판사: 혜다)'이라는 제목의 책이에요. 2021년 5월에 처음 출간되었어요.


약 2년 전에 나온 책을 지금에서야 소개하게 된 건, 저에게 약간의 용기가 생겨서인 것 같아요. 죽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던 우울증의 고통에서 간신히 도망쳐서... 처음으로 직장도 다니고 다시 살아가기 시작하는 과정 중에 저는 너무 약하고 불안정한 존재였어요.


우울증 속에 있을 땐 외면할 수 있었던 현실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내렸어요. 이 나이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겨우 얻은 이 직업이 없어지면 (지원이 끊겨서 실제로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그 다음엔 뭘 해야 하나. 모은 돈도 없고 국민연금같은 것도 이제 처음 시작하는데 50대 이후에는 어떻게 먹고 살지?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자리잡고 잘 살아가는데 이제서야 출발점에 선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하기도 하고... 과연 나는 5년, 10년 후에도 이런 삶에 만족하고 우울증과 자살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너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어요. 


우울증에서 출소는 한 것 같은데 여전히 길이 멀었죠. 우울의 바다에 구명보트를 띄우고 그 위에 앉아는 있지만 구조선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무튼, 그래서 그동안은 이 책을 다시 돌아볼 용기가 없었어요. 책 소개가 늦어진 이유입니다:)



특히, 우울증 환자의 가족을 위한 책


우울증일 때는 다른 우울한 사람의 절망이나 고통스러운 과거같은 것에 대해 읽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죠. 그래서 저의 개인사보다는, 제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면서 터득한 방법들을 중심으로 글을 썼습니다. 부분부분 저의 실제 경험들이 들어가긴 하지만 아마 읽으실 때 크게 불편하시진 않을 거예요. 


이 책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에게 우울증에 관해 알리는 부분이었어요. '우울한 이에게 절대 하면 안되는 말', '가족들을 위한 매뉴얼' 두 챕터에서 집중적으로 썼고, 사실 책 전체가 가족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우울증은 가족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죠. 가족 안에서의 상처로 우울증이 시작된 경우도 있고, 일단 우울증이 시작되면 일상이 망가지면서 가족들과 관계가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당사자가 왜 갑자기 이상해졌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아버지처럼 우울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 우울증으로 주저앉은 사람을 일으켜세우겠다는 마음으로, 의지가 박약해서 그렇다느니 하는 날카로운 말들을 던지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가족들에게 우울증에 대해 알리고 싶었어요. 우울증은 진짜 병이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사람만큼이나 진짜 아프고 힘들고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요. 


자기의 우울증에 관한 것들을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는건 너무 힘들죠. 나 말고 다른 누군가의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대변해줄 수 있는 책 한권을 가족에게 전달하는게 차라리 쉬울수도 있어요. 저는 이 책이 그렇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앗, 그리고 저자로서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에 관한 기록으로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상에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 수만큼의 우울증과, 그리고 그 수만큼의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도, 원인도, 받아들이는 사람 자체도 다 다른데 우울증 치유 방법에 정답이 있을리없죠. 우울증에서 벗어나 살아간다는건 결국 자신만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이 책은 그저 참고일 뿐, 독자님들께는 각자만의 방법과 투쟁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책 소개 링크:

https://search.daum.net/search?w=bookpage&bookId=5686512&tab=introduction&DA=LB2&q=%EC%9A%B0%EC%9A%B8%EC%9D%98%20%EB%B0%94%EB%8B%A4%EC%97%90%20%EA%B5%AC%EB%AA%85%EB%B3%B4%ED%8A%B8%20%EB%9D%84%EC%9A%B0%EB%8A%94%20%EB%B2%95



조금 길지만 책 목차를 올려드립니다.


목차


[추천사] 삶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용기 004
prologue 마취 없이 수술받을 수 있으시겠어요? 012

Part 1 먼저, 제 이야기부터 들려드릴게요

저는 우울증을 20년간 앓은 경력자입니다 018
자살은 가족에 대한 살인이에요 023
우울증에 맞서 싸우기로 한 또 하나의 이유 029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병인 줄 몰라요 031
우울증에서 낫고 싶지 않은 마음 033
고통의 반대 방향으로 걷기 035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한 이유 040

Part 2 당신은 당신의 상처보다 크고 강해요

나를 사랑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해요 046
몰랐겠지만, 우린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어요 049
‘나를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할 수 있어요 053
수치심과 죄책감은 때론 독이에요 057
누가 뭐래도 ‘내 삶’이에요 061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바로 ‘나’예요 064
언제까지나 나는 ‘내 편’이어야 해요 067

Part 3 구명보트를 띄우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것들

마음에도 용량이 있어요 072
나한테 좋은 게 진짜 ‘좋은’ 거예요 075
당신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079
당신도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082
살아 있는 것, 오직 그것만이 중요해요 085
도망칠 곳을 마련해 두세요 089
고맙다고, 믿는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세요 093

Part 4 우울증 탈출을 위한 실전 매뉴얼 ①

생각은 최대한 밀어내기 098
치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102
밖에 나가 물건 3가지 사 오기 105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땐 ‘챈팅 명상’ 109
도서관에서 산책하기 114
가까운 전시장, 공연장 방문하기 118
몸으로 배우는 삶 : ‘도시농부학교’와 ‘모두의 학교’ 122
갇혔던 몸 해방시키기 : 춤 테라피 126
작은 공동체에 참여하기 129
우울증 회복기에 빠지기 쉬운 함정 132

Part 5 우울한 이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노력하면 돼, 네 의지가 문제야! 138
너만 힘들어? 남들도 다 참고 사는 거야! 141
다 집어치워, 이미 네 인생은 끝났어! 143
이렇게 하면 우울증 낫는다더라 146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 네 말은 믿을 수가 없어! 149

Part 6 우울증 탈출을 위한 실전 매뉴얼 ②

무엇보다 먼저,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해요 154
모든 것은 1에서부터 시작하세요 157
우울증을 쫓아내는 부적 ‘습관’ 160
실수를 실패로 만들지 마세요 163
필요한 건 일상이지 휴식이 아니에요 165
휴학, 휴직 잘 하는 법 168
우울한데도 공부를 해야 한다면 172

Part 7 가족들을 위한 매뉴얼

치료의 주체는 환자와 가족이에요 182
우울한 이와 함께할 강력한 이유가 있어야 해요 185
가족은 슈퍼맨이 아니에요 187
사랑은 조건 달지 말고 주세요 189
화를 내는 건 아직 소통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거예요 192
살아만 있어 달라고 부탁하세요 195
그럼에도, 행복하게 지내 주세요 198
온 힘을 다해 믿어 주세요 200
일상을 지탱할 최소한의 규칙을 마련하세요 203
스스로의 건강도 잘 보살피세요 206

Part 8 우울증 탈출을 위한 실전 매뉴얼 ③ -셀프 심리 상담

나의 상담사는 ‘나’입니다 210
셀프 심리 상담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요 214
방법① : 마음의 체온을 재는 시간 216
방법② : 나 자신을 돌봐 주는 시간 218
방법③ : 공감하고 질문하는 시간 220
방법④ : 솔루션을 찾아 가는 시간 222

Part 9 나는 스스로를 죽이려 했던 살인미수범이에요

이런 것들이 자살 신호예요 226
‘자살’까지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228
평소 자살에 대해 대화를 나누세요 230
자살을 막기 위한 ‘가족 매뉴얼’을 만드세요 233
-매뉴얼① : 힘든 일이 있는지 하루에 1번 물어보기 233
-매뉴얼② : 힘들어할 때 대응할 방법들 연습하기 234
-매뉴얼③ : SOS 보내는 법 연습하기 235
-매뉴얼④ : 힘든 상황도 받아들이는 연습하기 236
-매뉴얼⑤ : 자살에 대해 의심해 보기 237
‘나만의 멘탈 119’ 만들기 239
자살 징후가 보일 땐 이렇게 대처하세요 244

Part 10 구명보트를 핀으로 찔러서는 안 돼요

결국 사람이 구명보트예요 248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새로 만드는 것보다 쉬워요 250
차라리 딸기 케이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나아요 252
주위 사람들이 붙잡을 수 있게 작은 희망을 주세요 254

epilogue 이제는 침묵하지 않을 거예요 258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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