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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05. 2023

몸은 정직하다

마음=몸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처음 들었을 땐 식상한 경구같았다. 그런데 나이들수록(?) 그 의미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마음이 무거우면 몸에 금이 가고, 몸이 깨지면 마음도 쏟아져버린다.


고백하자면 4월 한달간 주7일 근무를 했다. 통근거리가 1시간 10분정도인데 평일엔 매일 7시 퇴근을 했다. 그러면서 브런치 글도 썼고 약간의 마을 활동도 했으며 독서모임도 하고 외국어 공부도 조금 하고 매일 10분 그림그리기도 하고 그밖에 자잘자잘한... 그러나 어느정도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들을 했다. 66에서 55반으로 체중도 감량했고 안하던 화장도 매일 했다. 돈이 없어서 싼값의 정장 자켓들을 찾느라 눈품도 많이 팔았다.


그리고 역대급 위염에 시달리고 있다. 


어제 독서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칼퇴를 하고 친한 공익활동가 분을 만나러 갔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만났는데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긴장이 탁 풀리는걸 느꼈다. 갑자기 마음이 편해지고 친정에 온 느낌이 이런건가 싶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긴장한 채 살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직장다운 첫 직장이고, 그래서 적응하기 위해 항상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 사회생활 모두. 그에 비해 스트레스 푸는 방법들을 잘 사용하지 못했다. 몸 자체를 쉬어줄 시간도 너무 없었던 것 같다.


ADHD약을 하루에 두번 먹으면서까지 (의사 처방에 따른 것) 집중력을 올렸고, 일을 하고 대인관계에서 노력했다. 나는 막연히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약을 먹으니까 스트레스나 긴장이 안 쌓일 줄 알았다. 


정신과 약을 먹으니까 정신쪽으로는 더 챙길게 없는 거라고 생각해버린 것 같다. 약을 먹어도 내가 힘들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챙겨줬어야 했는데... 그렇게 마음과 몸을 막 부린 대가가 위염인가보다.


집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늘리고 잠도 더 자고 양배추 많이 먹고... 일단 몸을 챙겨야겠다.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도 같이. 명상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나를 좀 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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