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렌지나무 May 20. 2023

연애, 그 마음

두렵다


연애가 두렵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뭔가 두려움이 막아선다. 어떤 마음일까...


작년까지의 두려움은 내가 뚱뚱하고 꾸미지도 않고 취미도 없고 재미도 없고 내 직업도 보잘 것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소개팅 자리들을 거절했다. 그중에는 어른들이 이어주는, 거절하기 어려웠던 것들도 있었다.


보통 어른들은 나를 참하게 본다. 내 안에는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시궁창 같을 내가 있는데, 겉으로는 덮개만 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솔직히 어른들은 문제가 있다. 참하면 외모를 잊어버린다는거... 상대 남자들은 내 외모를 보고 실망할게 뻔했다. 그런 상황에 놓이기 싫어서 거절하고 도망다녔다.


그리고 연애감정 자체가 없었다. 그땐. 우울증에서 벗어나서 처음 사회에 적응할 때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에너지도 부족했고. 


지금은 상황이 약간 바뀌었다. 살도 6키로 넘게 뺐고 여전히 다이어트 중이다. 예전보다 화장도 하고 옷도 잘 입고 다닌다. 직업도 계약직이지만 어느정도 안정된 일이라 아예 연애생각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봄이라 그런지 마음도 싱숭생숭하다.


하지만 아직도 뭔가가 두렵다. 외모, 나이에 대한 두려움. 어차피 난 누군가와 사랑하고 살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 믿지 못하는 두려움. 그리고 아직 정체를 모르는 두려움들... 내 마음을 알다가모르겠다. 


부모님의 영향이 있어서 결혼은 지옥일거라는 뿌리깊은, 없앨 수 없는 믿음이 있다. 내 안에 예민하고 까다롭고 상처받기 쉬운 내가 있어서 나같은 사람이 결혼하면 상대에게 민폐라는 생각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연애도 두렵다.


수치심도 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기억, 청소년기에 외모에 대한 수치심, 무리에서 제일 못생기고 뚱뚱한 애라 겪었던 일들...


그리고 이렇게 글이 빙빙 돌아가는걸 보니 연애와 관련해서 나에게 아직 마주하기 어려운 수치심, 상처같은게 있는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오래돼서 두려운 건지도...


아무튼 참 좋은 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한 사람인걸 처음 알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