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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24. 2023

나의 구명보트, 친구

반나절의 위기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다. 어제는 내 열등감을 자극할만한 사건이 있었는데 순간 우울의 바다에서 익사할 뻔했다. 항해를 잘 하다가도 버뮤다 삼각지대 같은 곳들에 접어들 때가 있다. 


인생이 갑자기 막막하고 아득하고 내가 어디쯤 있는지를 모르게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은 다니는 병원이 있으니까 조퇴하고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났다. 망할. 당일 예약은 안되니까 이럴 땐 안좋다.


화장실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다음날로 급하게 예약을 잡았다.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이 힘들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회사를 뛰쳐나가고 싶을만큼 힘들고 다급했다.


그때 마침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친구에게 상황을 이야기했고 친구는 차근차근 도와주었다.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내 장점을 10가지나 찾아서 말해주었다. 내 마음에 토닥토닥...


덕분에 내 마음이 다시 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 난 누구였지, 난 지금 안전한 곳에 있어, 내 인생은 잘 될거야.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위험한 순간에 구명보트가 되어주는 친구가 참 고맙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가득차 깊이 뿌리를 내리고 얽혀있는 산은 산사태가 잘 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무너질 때 지금은 받쳐주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친구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오늘 병원은 취소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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