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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n 11. 2023

니트컴퍼니 13기 전시회

그리고 종무식

니트컴퍼니 퇴사키트!

니트컴퍼니 13기 전시회가 끝났다. 그리고 우리의 니트컴퍼니 생활도. 어제 종무식을 하고 퇴사키트를 받았다. 이게 끝은 아니란걸 알지만... 그래도 찡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종무식이었다. 비가 엄청 와서 종무식 도중에 화장실에서 하수가 역류했다는 이야기...)


니트컴퍼니는 내가 다녔던 회사 중에 가장 재밌는 곳이었다. 월급 안 받아도 다닐 맛 나는 회사. 월급날이 아니라 전시회가 더 기다려졌던 곳...



전시회는 좋았다. 예전에 친구의 전시회에 갔을 땐 전시작품들만 눈에 들어왔다면 이번, 나도 참가한 전시회에서는 입사동기(!)들이 더 반가웠다.


진열된 12주간의 업무기록들도, 전시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모두 니트컴퍼니 전시회의 예술작품이었다.


나는 개인전시, 사내전시 둘다 했다. 고맙게도 전시는 스태프분들이 도와주셨다. 직장에서 지금 한창 바쁜 시기라 전시준비를 하는 오전엔 시간을 뺄 수 없었다.


개인전시

개인전시에는 내 책과 이번에 업무로 쓴 브런치 글들을 전시했다. 사내전시에서는 타로카드 책자와 타로 보는 테이블을 운영했다.


타로를 매개로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타로는 나 자신이랑 이야기할 때도, 남과 이야기할 때도 좋은 도구인 것 같다.


행복은행 카드와 행복적립 통장들

니트컴퍼니의 행복은행에서 카드도 만들었다. 난 VHP(Very Happy Person) 등급이 됐다. 이 카드는 지갑에 넣어 다니기로 했다. 볼 때마다 지금의 이 행복감이 떠오를 것 같다.


친구의 작품들

친구의 전시도 좋았다. 친구는 작품 하나 하나가 어떤 마음을 표현한건지 해설해주었다. 듣는데 마음이 찡했다. 내 감정같기도 해서.


내가 부러워하는 친구의 장점은 자신의 마음을 투명하게 글로 쓰고, 그림으로 그리고, 점토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음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평가하는 나와는 다르다.


친구의 부모님이 전시회에 오셨는데 그게 참 부러웠다. 친구의 활동이 지지받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나는 아빠한테 비밀로 하고 와야했는데...


업무가 영양제 먹기와 차 마시기였던 분의 작품

다른 전시들도 다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연대의 느낌이 확 들었다. 







이밖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뭐라도 되겠지.

우리 니트컴퍼니의 사훈이다.


12주간의 니트컴퍼니 이후에 난 뭐가 되었을까?


일단 직장인. 니트컴퍼니 지원 후에 면접 합격 소식을 들었다. 두번째는 작가. 2년만에 다시 글쓰기를 시작할 용기와 매일 쓰는 습관을 얻게 되었다. 세번째는 니트컴퍼니 '사원'이다. 니트컴퍼니의 동기들과 연대하는 사원. 은둔형외톨이일 때 정말 간절하게 바랐던 공동체의 일원이 됐다.


지금은 직장인이 되긴 했지만 아직도 그 연대감이 나한테 중요한 감정인 것 같다. 뭐랄까... 은둔형외톨이였을 때 패인 상처들을 치유받는 느낌이다. 외로움이라는 얼음조각에 찔리고 긁혀서 너덜너덜해진 마음이 따뜻하게 녹는 느낌이 든다.


니트컴퍼니 사원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난 계약직 인생이니까 몇년 주기로 니트컴퍼니를 오가게 되지 않을까. 나이 제한만 없다면.


아무튼 우리에게 고향같은 니트컴퍼니가 오래오래 계속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도 내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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