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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n 19. 2023

책상 1/4 정리 성공

하루종일 정리했는데...


병원에 갔다가 ADHD의 책상 위엔 아무것도 없는 편이 좋다고 해서 책상 정리를 시작했다. 아침에 시작했는데 저녁때쯤 분홍색 부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책상 전체의 1/4쯤 되는 공간이다.


어떻게 하면 하루종일 정리했는데 책상의 1/4만 치울 수 있을까?


보통 내 책상 위는 플리마켓에서 물건을 늘어놓는 돗자리 비슷하다. 공간 전체에 두서없이 물건들이 놓여져 있다. 노트북, 거울, 생수병, 마우스, 립글로스, 화장품, 화장품 담는 파우치, 손톱깎이, 약봉지, 게임용 서브폰, 가위, 떡메모지, 펜이 담긴 컵, 인공눈물, 솔방울 등등. 우리 아빠의 표현으로는 정신병자의 책상이다.


맞는 말이긴 하다. 내 방이나 내 책상엔 ADHD나 엄청 둔한 사람만 견딜 수 있는 무질서함과 지저분함이 있다.


어제는 분홍색 부분부터 정리를 시작했다. 정리하다보니 심심해서 노트북을 정리된 자리에 얹었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옛드 장보리(?)를 보면서 정리를 시작했다.


록, 노랑 구역에 너저분하게 늘어진 목걸이들이 눈에 띄었다. 하는김에 악세서리 전체를 정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다른데 있던 스타벅스 틴케이스 하나를 비워서 가져오고 그 안에 악세서리들을 정리해서 넣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펜던트를 달아야되는 목걸이들이 보였고, 핸드폰을 들어 펜던트를 찾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걸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나서 다시 정리를 시작했다. 연민정의 울부짖음(저는 억울해요!)을 들으면서 악세서리들을 통에 다 넣고 책상 위에 두었다. (다 넣었으면 통을 치우는게 정상 아닌가...)


새 목걸이들을 꺼낼 때 나온 부산물들, 비닐, 종이는 목걸이를 반품할까 고민하면서 버리지 못했다. 결국 너무 정리 안된 책상을 보다가 반품 안하기로 결정하고 비닐이랑 종이를 버렸다. 정리를 위해 반품을 포기했다.


그 다음엔 친구가 보내준 비타민 젤리를 먹으려고 가져와서 책상 위에 젤리통이 추가되었고, 그 다음엔 갑자기 타로카드에 관해 쓸게 생겨서 카드를 가져왔다.


저녁 때는 이 모든게 책상 위에 널부러져 있었다.


하루종일 정리한 것 같은데 분홍색 부분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악세서리가 든 틴케이스를 다른 수납장에 넣고 타로카드도 가져다 놓고 자가진단키트도 버리고 다 마신 생수병들을 모아놓고 젤리통과 약봉지들은 한쪽으로 치우고... 마지막으로 정리를 시도했다.


그랬더니 조금 나아졌다. 결국 분홍색 부분은 다시 빈 공간으로 지킬 수 있었다. 오늘은 나머지 3/4 지역들을 정리할 계획이다.


1.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기.

2. 다 쓴 물건은 제자리에 가져다놓기.

3. 가져다놓은 물건을 다 쓸 때까지 그 일만 하기.


이 정도만 지켜도 하루종일 책상정리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화이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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