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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n 18. 2023

나아진다는건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나의 한쪽은 나아져가고 있는데 한쪽은 여전히 괴롭고 위축되어 있는게 보였다. 그래서 아마 글 중에도 어느 날은 전진하고 어느 날은 후퇴하는 모습이 드러났을 것이다.


어쩔 땐 강하다. '나는 나'라고 생각하면서 자존감 풀충전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어떨 땐 굉장히 긴장하고 있고 남에게 영향받고 초라함을 느낀다.


나아진다는건 뭘까?

나는 좋아지고 있는걸까?


어쩌면 나아진다는건 마음의 총량이 증가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원래 있던 시든 풀이 쌩쌩해지는게 아니라, 시든 풀은 그대로 있지만 새로 씨앗을 뿌려 새로운 풀들이 자라나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안에는 괜찮은 나와 괜찮지 않은 내가 있다.

시든 풀, 찢어진 풀 다 있고, 그리고 건강한 풀도 있다.


그게 이상한게 아니라는걸 느꼈다.


우리가 할 일은 긍정의 씨앗을 더 많이 뿌려서 긍정을 늘리는 것이지 부정을 고쳐 긍정으로 만드는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 포함, 우울증이 나아가는 과정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우울감을 느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위축되는 상황이라도, 괜찮은 것들을 심으면 된다고. 언젠간 이 작은 긍정의 씨앗들이 자라서 부정의 풀들보다 더 무성해질 거라고. 그러면 우리는 괜찮을 거라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씨앗을 뿌리는 일같다.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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