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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08. 2023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음...

같이 케익 먹을래요?


요즘 이 키워드로 브런치를 방문하신 분들이 있다. 자살을 생각할만큼 힘든 사람들끼리 모여 동병상련할 수 있는 모임을 찾으신건지, 아니면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사람들의 모임을 찾으신건지는 잘 모르겠다. 전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


나는 집단으로, 누군가와 연결된 채로 자살하는건 상상해본적이 없어서 그게 어떤 마음일지는 잘 모르겠다. 두려움, 외로움 같은 감정들도 있을까. 나는 살아서도 너무 외로웠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같이 죽는 것보단... 같이 살고싶은 사람들 손을 붙들고 살려고 하고 있다. 집 주변에 나무를 심듯 폐허만 남은 것 같은 내 인생에 사람을 심는다.


누군가와는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고 누군가와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끈을 잡고 있다. 더러 누군가는 오고 가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관계의 거리와 강도에 상관없이 그들은 내가 좋아하고 나를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채워가면서 살고 있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어떨 땐 이 친구가, 어떨 땐 저 지인이 늪에 빠져드는 내 팔을 잡아당긴다. 그러면 나는 제자리로 돌아와 함께 걸어간다.


나에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마지막 끈이었다.


혼자 죽는건 무섭다. 그런데 혼자 사는 것도 끔찍하게 외롭다. 삶이 감당하기 어렵고 힘에 부칠 땐, 죽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손 꽉 잡고 한번 같이 살아보는건 어떨까. 서로 생존확인 해주면서, 같이 밥 먹어주면서 일주일만 살아보는건 어떨까. 그 다음엔 다시 일주일? 자살은 언제 해도 늦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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