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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10. 2023

내 감정을 만지다

예술치유 워크샵

이게 제 감정입니다


공감인의 마인드 테라피 워크샵에 다녀왔다. 공감인 치유활동가인 친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재밌을 것 같았다.


점토로 내 감정을 표현하고 치유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굉장히 몰입할 수 있었는데, 진행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요즘 지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요새 내가 느낀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나씩 다 써보고 각각 색깔을 정했다. 그리고 그 색의 점토로 내 감정을 빚었다.



답답함은 검정 점토로 새를 만들었다. 요즘 아빠에 대해서 느끼는 답답함은 저녁 무렵 석양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같다. 지치고 답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공허함은 파랑이었다. 파란 점토 안쪽엔 큰 구멍이 있다. 내 마음에 난 구멍이다.


서러움은 분홍색이다. 서러움에 마음이 여기저기 치닫고 하소연 하고 싶어서 사방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걱정스러움은 하늘색이다. 바닥에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 고여있는 것 같은 하늘색. 모르겠다. 걱정하는 일이 있으면 마음이 한군데로 모인다. 바닥에 맺혀 일정한 크기를 이루고 있는 물방울처럼 걱정도 형체를 가지고 있다.



점토를 조물조물 만지고 있으니까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빠져나와 점토에 들어간 것 같았다. 내 감정을 만지는 기분이었다.



점토 위에 나에게 필요한 것(애정, 보호, 자유, 재미, 목표)들을 상징하는 색모래들을 뿌렸다. 내 감정들을 보살피고 약을 준다고 생각하면서.



결국 내 감정은 이런 모습이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들이었는데 두시간의 치유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렇게 변했다.


그리고 마음이 아주 편해졌다. 분노, 수치, 불안, 서러움을 각각 호소하는 내 감정들을 돌아보고 이해해주고 잘 달래서 다시 집으로 돌려보낸 느낌이다.


마지막엔 내 마음에게 하고싶은 말을 했다. 난 마음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마음이 하려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잘 따라주겠다고 말했다.

 

수업 후에는 감정을 담아갈 수 있도록 작은 쇼핑백이 제공되었다. 세심한 배려였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적어서 태우거나 버리거나 하는 프로그램보다 훨씬 나았다. 그때는 이렇게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었다. 이번엔 감정에 대해 굉장히 몰입하고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짜 좋았다. 에너지를 받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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