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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17. 2023

이해하기를 멈췄다

사람들은 각자 다 다르니까 세상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한 사람을 알아갈 때마다 매번 새로운 동굴을 파는 기분이다. 같은 행동이라도 나는 A라는 이유에서 했는데 누구는 전혀 생각도 못한 F라는 이유에서 하기도 하고...


그래서 재밌고 좋을 때도 많지만 상처받고 화가 날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상식이 다를 때, 내가 해석하는 말의 의미와 상대방이 해석하는 말의 의미가 다를 때. 어떨 땐 답답하고 어떨 땐 뒤통수를 맞는 것 같고 어떨 땐 상처받는다.


나는 사람에 관한 거라면 뭐든 끝까지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의 배경이나 경험에 비추어서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해'가 되면 (진짜 이해는 아닐거다. '내 기준에서 이해되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면...'이 더 맞을 듯하다) 이제는 나를 그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 사람은 이러니까 내가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식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인데 내가 잘못 행동했구나 하면서 자책도 한다.


작년에도 그래서 힘들었고, 지금도 가끔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열이면 열, 다 또라이라고 하는 사람을 이해하려다 상처만 남고 끝나는 순간이.


그런 '이해하기'를 멈추기로 했다. 나랑 안맞고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그냥 나쁜 사람인거다. 더 이해하고 파고들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갈아넣을 이유는 전혀 없다.


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더 생각해주고, 잘못 '이해'한 나를 탓하고, 상대방에게 나를 맞춰주려는 행동은 그만 하기로 했다.


공감도 과하면 병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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